박태훈 왓챠 대표는 대기업이 잇따라 뛰어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기업가다.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박 대표는 처음부터 OTT 서비스를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 KAIST에 재학하고 있던 2011년에 프로그램스(왓챠 전신)를 설립하고, 이듬해 영화·TV프로그램 리뷰 서비스 '왓챠'를 출시했다. 박 대표는 24일 “당시에는 '잘 만든 애플리케이션(앱)'이 많지 않았다”면서 “특별한 마케팅 없이 많은 가입자를 유치해 리뷰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박 대표는 “수익 모델로 왓챠 기반의 구독형주문형비디오(SVoD) 서비스 왓챠플레이를 2016년 출시했다”고 덧붙였다.
왓챠플레이 사업 초기에 가장 어렵던 부분은 콘텐츠 확보였다. 가입자 기반이 약한 왓챠플레이를 바라보는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시선은 차가웠다. 계약에만 2~3년을 투자해야 했다. 박 대표는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보유한 HBO 등 국내 거점이 없는 곳은 본사와 거래해야 했다”면서 “상대방이 왓챠플레이를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답변이 늦은 사례도 허다했다”고 회상했다.
왓챠플레이는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했다. 왓챠플레이 콘텐츠는 6만여편이다. 서비스 초기의 6000여편보다 약 10배 늘었다. 디즈니, 소니, 20세기폭스, 워너브라더스, 유니버설스튜디오, 파라마운트, HBO 등 글로벌 CP와도 제휴했다. 왓챠-왓챠플레이 통합 가입자는 2016년 180만명에서 580만명으로 400만명 급증했다.
왓챠플레이는 수익공유(RS) 정산 방식으로 수급 비용을 줄여 제휴 CP를 늘렸다. 아직 왓챠플레이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는 없지만 이용자가 원하는 대부분의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콘텐츠 종합백화점이 지향점이다. 박 대표는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믿는 빅데이터 신봉자다. 그는 4억9000만여개 리뷰를 보유한 왓챠가 왓챠플레이 경쟁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효율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박 대표는 “왓챠 빅데이터 분석으로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을 고도화해 개인화된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서 “OTT에 필요한 콘텐츠를 선정하고, 실제 가격 협상에서도 정량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또 글로벌 OTT와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여력이 없음을 인정하면서도 “오리지널 콘텐츠 공백은 국내 독점 서비스 콘텐츠로 보완한다. 서비스 경쟁력은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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