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로 이사 때 통신 해지 위약금 안 내도 된다

방통위 회의
방통위 회의

초고속인터넷·유료방송 회선을 특정통신사가 독점한 집합건물로 이주할 경우, 이용자가 기존 사용하던 통신사에 납부했던 해지 위약금이 100% 면제된다.

독점 통신사가 위약금을 부담하도록 의무를 부과, 이용자 부담을 줄이고 경쟁 활성화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오피스텔, 원룸, 빌라 등 '건물주와 특정사업자간 단독계약 집합건물에 대한 할인반환금(위약금) 제도 개선방안'을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한다. 〈본지 4월 16일자 1면 참조〉

제도 개선은 이용자가 새로운 건물로 이사할 때 특정통신사 독점으로 불가피하게 초고속인터넷·유료방송 등 기존서비스를 해지하는 경우에 한해, 위약금을 완전 면제하는 게 골자다.

기존에는 이용자가 새 건물로 이사할 때 건물주 반대 또는 특정사 독점으로 서비스 이전이 불가능할 경우에도 기존 통신사에 위약금 50%를 지불해야 했다. 이용자 귀책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비용을 부담해야 해 불합리하다는 논란이 지속됐다.

방통위는 통신사와 협의를 거쳐 기존 이용자가 부담하던 50%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새로 입주하는 집합건물에서 독점계약을 체결한 통신사가 부담하도록 했다.

이용자는 기존 서비스를 해지할 때 새 건물이 특정통신사가 회선을 독점한 건물이라는 증빙서류를 기존 통신사에 제출하고 위약금 50%를 기존 통신사에 납부한다. 위약금 납부확인서를 새로운 독점건물 통신사에 제시하면 독점건물 통신사는 이용자 이용 요금에서 50%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감면이 이뤄진다.

새로운 제도에는 KT·KT스카이라이프,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SK텔레콤, CJ헬로, 티브로드, 딜라이브, HCN, CMB,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9개 개별SO) 등이 참여했다.

〈뉴스해설〉이용자 부담은 줄이고 경쟁은 촉진하고

방통위는 통신사·케이블TV·위성방송 이용약관의 자발적 개선으로 이용자 부담을 줄이는 게 1차 목표다. 궁극적으로는 원룸,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에 대해 독점 계약하는 영업행태 자체를 제한하는 효과를 노렸다.

2018년 국정감사에서 김성태 의원(자유한국당·비례)은 경남 창원시 신축건물을 전수조사한 결과 50% 넘는 건물주가 특정 통신사와 독점 계약했다고 지적했다. 독점계약으로 건물주는 통신공사 비용 절감 등 이득을 얻는 반면에 이용자 피해는 가중된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민원도 급증했다.

방통위는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했지만 일반 건물주에게는 전기통신사업상 공정거래 등 준수 의무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이 난제였다. 방송통신 사업자가 자발적으로 이용약관을 개선하도록 '집합건물 이용자피해 방지 제도개선연구반'을 운영, 협조를 이끌어냈다. 독점건물 다수를 보유한 KT 동의가 관건이었다. KT 역시 일부 건물주의 무리한 요구 등을 고려할 때 비용 절감과 통신사로서 장기적인 신뢰를 고려해 제도 개선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는 통신사 협조에 따라 제도를 시행하는 만큼 상당한 실효성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장기적으로 통신사 자발적 협조를 넘어 독점계약 해소를 위한 근본대책까지 마련할 방침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번 제도 개선으로 이용자 피해가 감소되고 단독계약 행태를 억제해 사업자 간 공정경쟁 분위기를 조성해 통신시장 질서유지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집합건물 단독계약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