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동물의 폭발적인 진화로 이어졌듯 기기의 눈도 새로운 IT시대를 열 것입니다.”
최승종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문 시스템 집적회로(IC)센터 부사장은 이날 열린 포럼 창립 기념 세미나에서 이렇게 말했다.
눈은 생물 진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캄브리아기에 동물들이 눈을 가지게 되면서 능동적인 포식자가 탄생했고 생태계 먹이사슬이 만들어졌다.
최 부사장은 동물들이 세상에 '눈을 뜨게' 되면서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났듯이 IT 기기에서의 눈도 앞으로 IT 업계 지형을 바꿀만한 중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IT 기기들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지능형 반도체다. 기기 안에 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해 스스로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하게끔 유도하는 것이다.
최 부사장은 LG전자뿐 아니라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샤오미 등 글로벌 시장 선도 업체들은 차별화한 가치를 위해 자체 칩 역량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TV 업체들은 독자 화질 엔진을 탑재한 자체 칩 솔루션을 확보했다”면서 “휴대전화 업체 중 화웨이는 자회사 하이실리콘에서 인공지능 엔진과 카메라 성능을 개선한 독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개발하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또 “구글과 아마존 등도 인공지능과 5G 기술을 결합하는 독자 칩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승종 부사장은 LG전자의 딥러닝을 활용한 TV AI 화질엔진, 로봇 청소기, AI 가전 칩 등을 소개했다.
이어서 발표에 나선 심은수 삼성종합기술원 AI/SW 연구센터장은 AI 소프트웨어(SW)와 반도체 하드웨어(HW) 융합 속도가 빠를수록 AI 구현도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수 연구센터장은 “오늘날 사람의 뇌를 응용한 뉴럴 네트워크 기술이 딥 러닝과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을 가져오고 있다”면서 “앞으로의 칩 아키텍처 설계는 딥 러닝 알고리즘을 최적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경 SK하이닉스 연구위원은 고성능 메모리에 대한 소비자 요구에 대응한 기술을 소개했다. 박 연구위원은 대규모 연산이 필요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야에 쓰일 메모리 기술로 니어 데이터 프로세싱(Near Data Processing), 인 스토리지 프로세싱 기술 등을 소개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 기술들은 메모리와 스토리지 안에서 연산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데이터가 대량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병목 현상을 줄이면서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세미나는 차정훈 엔비디아 상무, 최시연 인텔 이사 등이 참여해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술과 미래 AI 반도체 아키텍처 등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