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7월 임시국회 정상화에 합의했다. 다음달 1일 본회의에서 수개월 간 묵혔던 현안의 매듭을 푼다. 지난 봄 미세먼지 대란에서 시작된 추경안은 최근 일본의 대 한국 수출규제 대응 조치를 포함해 처리될 전망이다. 야당이 원하는 안보 분야 일정도 마련된다. 관련 상임위원회가 러시아 군용기 영공침범 등에 관한 현안질의를 한다.
지난주 야당이 요구한 임시국회 소집에 여당이 냉랭하게 대하면서 기대감이 낮았지만 가까스로 정상화가 이뤄졌다. 늦은 감이 있지만 대한민국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20대 국회는 '식물국회'로 불릴 정도로 입법활동이 미미했다. 법안제출 건수는 이달 26일 기준 2만101건으로 처리율은 27.6%에 불과하다. 법안 처리율은 헌정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은 19대 국회(33.7%)에도 못 미친다. 3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4월 5일 이 후 116일째 단 한건의 법안도 통과시키지 못했다. 17개 상임위 가운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정보위원회 5곳은 올해 법안 처리가 전무하다.
여야는 그간 이 같은 현실을 외면한 채 정쟁에만 몰두했다. 국회의원은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허언에 그쳤다. 경기 불황에 미중 패권 경쟁, 보호무역주의, 여기에 일본 수출 규제까지 줄줄이 가시밭길이지만 국회는 눈과 귀를 모두 닫았다.
정치권이 어렵사리 국회 정상화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 막대한 세금으로 국회를 운영해야 하는지 의구심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국회의 역할을 보여줄 기반은 마련했다.
일하지 않는 국회로 인한 고통과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기업의 몫이다. 국회가 국익을 위한다면 이번엔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힘들게 이룬 7월 임시국회에서 또다시 정쟁을 반복한다면 국민을 볼 면목이 없다.
경제 위기다. 국회가 노는 상황에서도 국민과 기업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다. 국민에게 또다시 실망감을 안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