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이어 태블릿도 ODM···제조 패러다임 변화

갤럭시탭A 8.0에 ODM 적용...중저가 기기 제조 패러다임 변화

삼성전자 갤럭시탭 A 8.0 2019
삼성전자 갤럭시탭 A 8.0 2019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으로 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확대했다. 지난해 스마트폰 처음으로 갤럭시A6s를 ODM 방식으로 출시한 데 이어 태블릿 '갤럭시탭A 8.0 2019(SM-T290, 295)'도 ODM 방식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기기 제조 패러다임 변화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ODM은 설계를 원청업체가 담당하고 생산만 하청업체에 위탁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과 달리 원청업체가 설계부터 디자인, 부품조달, 조립·생산까지 모두 하청업체에 위탁하는 방식이다.

ODM 방식은 원청업체가 개발 비용과 인건비 등 제조 원가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부품을 하청업체가 조달한다.

삼성전자의 ODM 확대는 국내 스마트폰 부품업체 등 후방 생태계를 위축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반대로 스마트폰 등 스마트기기 ODM 생태계를 구축한 중국은 상대적으로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말레이시아 등지에 출시한 '갤럭시탭A 8.0 2019(SM-T290, 295)'는 처음으로 ODM 방식을 적용한 태블릿이다. 생산은 연간 스마트폰을 9000만대를 생산하는 중국 최대 ODM 전문업체 윙텍(Wingtech) 자회사가 담당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첫 ODM 방식으로 갤럭시A6s을 중국 시장에 출시했다. 올해 중국에서 출시한 갤럭시A60도 ODM 방식이다.

LG전자 W10
LG전자 W10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과 시장 요구에 부응하고, 내부 자원 효율적 운영을 위해 일부 제품에 ODM 방식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기기 ODM은 지속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 현지에서는 삼성전자가 ODM 전문업체를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윙텍·화친뿐만 아니라 ODM 전문업체 2곳을 추가하기 위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갤럭시 저가형 모델 2~3종을 ODM 방식으로 출시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해석이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행보는 스마트폰 사업 수익성을 개선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다각적 포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지에 최적화된 스마트폰 등 스마트기기 개발과 생산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다. 아울러 현지 ODM 업체 개발로 수요자 맞춤형 라인업 확보에도 유리하다.

스마트폰 전문가는 “ODM은 수익성이 낮은 중저가 스마트폰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가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생산 원가 절감 시도를 지속하는 한 ODM은 확대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갤럭시A60
삼성전자 갤럭시A60

LG전자도 ODM 방식을 폭넓게 적용하고 있다. LG전자가 인도시장 전용으로 선보인 W 시리즈는 ODM 방식으로 출시됐다. LG전자는 W 시리즈 이외에도 일부 글로벌 시장 중저가형 모델을 중국 업체를 통해 ODM 방식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LG전자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ODM 협력업체와 ODM 스마트폰을 공개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