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백색국가 배제 강행]수출규제 피해 기업에 6조원 신규 유동성 공급한다...차입금 만기도 일괄 연장

금융당국이 일본의 수출규제 피해 기업에게 6조원 상당의 신규 유동성 공급과 차입금 만기 연장 등 금융지원을 실시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3일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금융감독원, 정책금융기관, 은행 등과 함께 '일본 수출규제 대응 간담회'를 열고 피해기업 금융지원 세부방안을 확정했다.

최 위원장은 “우리 기업이 당면한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도록 기존 차입금은 일괄 만기연장하고, 신규 유동성 공급도 확대하는 등 신속하고 충분한 금융지원을 해나갈 것”이라면서 “이번 사태가 소재·부품·장비 분야 경쟁력 제고의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금융권과 금융당국이 맡은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우선 3조8000억원 규모 수출규제 피해기업 지원 전용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동시에 기존 특별자금과 경영안정자금을 수출규제 기업에 집중해 운영하기로 했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은 각각 1조원, 6000억원 규모의 특별보증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수출규제 품목 수입기업과 중소 소재·부품기업이 지원 대상이다. 보증비율을 85%에서 90%로 상향하고 보증료율도 1.3%에서 1.0%로 0.3%포인트 인하한다.

기업은행은 소재부품 연구개발 운전자금 2000억원을 신규로 투입한다.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는 각 1조원 규모로 수입 다변화 지원을 위한 금리 감면과 수입모험 한도우대 및 보험료 할인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수은과 무보의 지원은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중견기업에도 적용된다.

수출규제로 인한 피해가 더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현재 29조원 가량 공급여력이 남아있는 정책금융도 신속히 집행하기로 했다.

경쟁력 제고를 위한 보증프로그램도 신설한다. 신보는 연구개발 수행기업의 생산라인 구축 등 사업화가 용이하도록 연구개발(R&D) 소요자금, 운전자금, 시설자금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기로 했다. 기업 당 최대 100억원 한도로 1조원을 지원한다.

기보는 일본 수입품목 생산기업 가운데 대기업과 납품계약을 체결했거나 체결을 앞둔 기업, 대기업이 추천하는 기술력 우수기업이 소재·부품 국산화를 나서는 경우 시설자금을 5000억원 규모로 지원한다.

기존 차입금에 대한 만기연장은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대기업을 가리지 않고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1월부터 해당품목을 수입했거나 구매실적을 보유한 기업 등이 대상이다.

금융위는 이같은 금융지원방안과 함께 '금융부문 비상대응 TF'를 설치해 피해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최 위원장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한 시장 안정 조치를 철저히 점검·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