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5일 불거진 증시 폭락과 환율 급등의 주된 이유를 국내 금융시장이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불확실성에 놓여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이날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코스피 지수 최저선을 1900선까지 낮춰 잡으며 무역갈등 장기화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 대해서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직접 피해와 바이오 업종의 거품 붕괴 등으로 인한 비관론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상당수는 코스피가 당분간 1900~1950선에서 횡보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증시는 중장기 단위로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면서 “단기적인 코스피의 1차 지지선을 1930 수준으로 설정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000선 이탈이 끝이 아닐 것”이라면서 “자체 성장동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글로벌 무역분쟁과 일본과의 무역 마찰은 가뜩이나 위축된 투자심리를 압박하는 변수”라고 지적했다. 대신증권은 이날 하반기 코스피 지수 하단을 1850선까지 낮춰잡았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내내 국내 증시에 하방 압력이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파다하다. 금융당국과 마찬가지로 금융시장 역시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가 이미 시장에 반영된 결과로 해석한다.
하지만 미국의 연준의 9월 금리인하 가능성, 일본의 금융 부문 추가 규제 등은 시장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미중 간 무역합의 불발로 인한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경우 원달러 환율은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크고, 증시 하방 압력 역시 덩달아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코스닥 시장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크다. 코스닥은 이날 사이드카 발동에도 불구하고 7% 이상 급락했다. 그간 코스닥 시장을 견인했던 바이오주에 대한 우려가 무역분쟁으로 인해 현실화하기 시작한 셈이다.
특히 지난 2일 불거진 신라젠의 임상 취소 사태는 코스닥 시장에 대한 기대를 접게끔하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600선이 붕괴된 것은 바이오는 이제 끝났다는 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코스닥 시장이 2015년 당시 바이오가 코스닥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한 시점의 주가수익비율(PER)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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