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7주년:기술독립선언I]'미래차 시장' 선점 위한 업계 과제는

국내 자동차 산업은 2010년 중반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생산 경쟁력이 급격히 후퇴하고 있다. 정체된 내수 시장은 지난해 수입차 점유율이 18.6%에 달하며 시장 잠식이 가속화되고 있고 수출은 2013년부터 6년 연속 감소세다.

수출을 위해 자동차 전용부두 정박 중인 운반선.
수출을 위해 자동차 전용부두 정박 중인 운반선.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자동차 산업 위축이 구조적인 경쟁력 하락에 의한 것으로 분석했다. 임금 상승과 낮은 생산성 등으로 국산차 강점이 상실되면서 해외 경쟁차들과 가격 격차가 줄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술면에서도 글로벌 업체들과 격차를 크게 줄이지 못한 상황에서 시장에 부응하는 제품 개발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협회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근로 유연성을 제고하기 위한 법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서“국내 산업 수준을 고려한 연비와 배기가스 등 환경기준 설정도 자동차 산업 생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국내 자동차 산업은 국가 간 무역마찰과 글로벌 경제 둔화, 환경 규제,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 등 다양한 악재에 둘러싸여 있다. 완성차 판매 감소에 따른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는 부품 업계 위기로 이어진다. 전기차 시장 확대와 중국 등 일부 시장의 급격한 생산량 감소로 부품사들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동차부품 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지속가능한 경영 여건 조성과 수익성 회복을 위해서는 투자 여력을 확보해 성장 잠재력을 확충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한 모기업과 협력업체 간 상생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연구원이 자율주행 테스트 차량 엠빌리(M. Billy)가 확보한 실제 도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연구원이 자율주행 테스트 차량 엠빌리(M. Billy)가 확보한 실제 도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품 산업과 모빌리티 서비스업이 주도할 미래 자동차 산업을 이끌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자동차 산업은 전장부품 국산화 수준이 낮고 전기차와 자율차 핵심 부품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면서 “역량을 보유한 국내 부품업체를 엄선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경영 악화로 부품업체 구조조정이 진행되더라도 부품 공급망이 단절되지 않도록 선제적인 조사와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다른 업종과 협업 활성화로 미래 산업에 대응하고 지자체 적극 참여로 고용이나 산업 위기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관계자는 “미래차는 물론 내연기관차 경량화 등 균형감 있는 연구개발(R&D) 지원과 인력 양성, 인프라 확충 등 부품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반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자동차 산업계도 생산 현장과 의식 변화를 이루고 품질과 원가, 생산 경쟁력을 향상해야 한다”면서 “차량 자체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차 R&D 투자를 병행해 산업 위기가 고착화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