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 마블스튜디오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 마지막 작품 '어벤져스:엔드게임'(이하 엔드게임)은 국내 영화 역사상 최단 기간 1000만 관객 기록을 경신, '아바타'를 꺾고 세계 흥행 1위에 오른 영화다.
전작 '어벤져스:인피니티워'는 악당 타노스가 우주 생명체 절반을 소멸시키는 충격적 결말로 끝났다. 어벤져스 팀은 엔드게임에서 획기적 해결책이 필요했다.
어벤져스 팀은 몸을 구성하는 원자 간 거리를 조정해 신체 크기를 바꾸는 앤트맨 능력, '양자역학'에서 해결책을 찾는다. 앤트맨은 양자영역에 갇혔다가 5년 만에 현실 세계로 돌아왔다. 어벤져스 팀은 이를 기반으로 시간여행을 기획한다.
어벤져스 팀은 타노스보다 6개 인피니티 스톤을 먼저 찾아 우주평화를 지키기 위해 몸을 원자 크기 이하로 줄여 양자영역으로 들어간다.
시간여행 공상과학(SF) 영화에서 등장하는 단골 소재로 익숙한 개념이다. 후회되는 과거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누구나 한 번쯤 시간여행을 상상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엔드게임 내 양자역학 기반 시간여행은 영화적 요소가 가미된 것이다. 원자 위치는 확률적으로만 계산 가능하다. 원자를 관측하기 이전까진 동시에 여러 곳에도 존재할 수 있다는 과학 이론을 토대로 시간여행 가설이 만들어졌다.
웜홀을 이용한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킵 손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명예교수는 1988년 '웜홀, 타임머신, 그리고 약한 에너지 조건' 논문을 학술지 '피지컬리뷰레터'에 발표했다.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난다는 건 시공간상 출발한 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걸 의미한다. 빛보다 빠르더라도 일반적 시공간에서는 출발한 곳으로 되돌아가는 건 불가능하다. 시간을 거슬러 오르기 위해선 시공간을 구부릴 필요가 있다.
웜홀은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이어주는 통로다. 시공간이 떨어진 두 지점을 연결하는 지름길로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웜홀을 열린 상태로 유지, 시간여행자 안전을 보장하려면 특수물질이 필요하다. 질량이 0보다 작은 음의 에너지밀도와 음의 중력을 갖고 있는 특수물질이다.
과학적 이론이야 어찌됐든 시간여행은 아직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미지의 영역임은 분명하다. 우리 희망과 달라 타임머신 개발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진 않을 듯하다.
인간은 과거에 대한 후회, 그리움 등을 이유로 시간여행을 원한다. 시간여행이 불가능하기에 현재의 삶에 충실하고, 매 순간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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