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정보통신뿐만 아니라 의료, 금융, 문화, 제조 등 사회 전 분야로 확산되면서 국가 기본 인프라로 활용 기반이 확대되는 'AI 에브리웨어' 시대가 열리고 있다.
AI라는 용어가 등장한 1956년 이후 기술 발전이 비약했다. IBM 슈퍼컴퓨터 '왓슨'은 2011년 의료 분석, 퀴즈 대결 등에서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성능을 보여 줬다. 구글 '알파고'가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을 꺾은 사건은 AI가 글로벌 대세로 부상하는 기폭제가 됐다.
이 같은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도 '미래 사회를 만들어 가는 국가 지능화 종합 연구기관'으로 비전을 정립, AI 중심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응용 기술과 지능화 융합서비스 연구개발(R&D)을 추진하고 있다. 장학퀴즈 왕중왕 대결에서 우승한 '엑소브레인',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통역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사용된 '지니톡' 등 상용 서비스 개발에도 성공했다.
AI 기술이 진화하고 산업 분야에 접목되기 시작하면서 표준화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다양한 국제 표준화 기구가 AI 표준화를 핵심 과제로 지목하고 본격 활동하고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위원회(ITU-T)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기계학습, 5세대(5G) 네트워크, 멀티미디어 응용 서비스, 스마트시티, 스마트헬스 등 분야에 적용하기 위한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제표준화기구(ISO)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산하 정보기술위원회(JTC-1)는 AI 표준기술 개발을 목표로 2017년 SC-42 위원회를 신설해 관련 개념, 사용 사례, 응용기술, 데이터, 시스템, 신뢰성, 거버넌스 등 표준화 작업에 착수했다.
국제 표준화가 중요한 건 AI 기술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데이터의 품질과 신뢰성 때문이다. AI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R&D 투자와 동시에 국제 표준화 전략이 중요하다. AI 강국과 겨룰 수 있는 핵심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AI를 통해 창의성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응용 기술을 연구해야 한다. 자체 개발한 기술과 공개된 오픈소스 기술을 접목,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시장에 나오도록 기반을 공고히 해야 한다.
AI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과 표준화를 연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ETRI,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표준 리더스 그룹'을 발족, AI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다. 지능형 질의응답 시스템 프레임워크와 빅데이터 참조 표준, 자율주행차 객체 인식 기술, AI 성능 검증 방법 표준 등을 개발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국가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될 AI는 데이터(D), 네트워크(N) 전략(=DNA 전략)과 연계돼야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AI는 선택이 아닌 현실로 다가온 기술”이라면서 “AI 시대에 선제 대비하고 이를 주도할 수 있는 AI 국가 전략을 마련,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R&D 기획과 기술 개발, 평가, 사업화 전 단계에서 표준화를 염두에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기정통부, 연구소, 산업계, 학계 등 표준화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
강신각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표준연구본부장 sgkang@et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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