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이후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여론조사업체 별로 극명하게 갈렸다. 한국갤럽은 18일 대통령 국정 지지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긍정으로 본다'는 평가가 전주보다 4%포인트(P) 하락한 39%로, 취임 후 처음 30%대로 떨어졌다고 공개했다. 반면에 리얼미터는 정반대 결과를 제시했다. 2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 수행 우호 평가가 전주보다 3.6%P 오른 45.0%로, 오히려 반등한 것으로 집계했다. 조사업체별로 소소한 결과 차이는 불가피하지만 이처럼 극명하게 갈리는 사례는 드문 일이다.
두 업체는 조사 방식 차이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갤럽은 조사원이 전화를 걸어 직접 묻고 응답하는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리얼미터는 자동응답시스템(ARS) 조사 방식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리얼미터 측은 “무기명 투표 방식 자동응답에서는 비교적 솔직하게 표현하지만 기명투표 방식과 같은 전화면접에서는 제대로 표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오히려 자동응답 방식이 전화면접에 비해 무성의하게 답변, 중도 지지층의 분위기를 제대로 읽어 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여론조사 결과 신뢰성은 이미 여러 번 비판 대상이었다. 본인을 중심으로 알고 있는 밑바닥 여론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면서 조사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이미 정치적으로 한쪽 편을 드는 조사 업체가 교묘하게 여론을 왜곡한다는 비난까지 일었다. 여론 결과는 그냥 참고용이다. 그래도 세부 수치로 제시돼 정치권과 국민 여론에 끼치는 파급력이 적지 않다. 결과에 책임을 지고 방식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무엇보다 전근대식 방법을 개선해야 한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 등 정보통신기술(ICT) 덕분에 여론을 실시간 체크할 수 있는 시대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시위에 참가한 숫자까지 파악할 수 있다. 아직도 전화나 ARS 등 수십년 전에 수행하던 조사 방법이 최선인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