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커넥티드카 시장에서 '이동통신기반 차량사물통신(C-V2X)' 기술이 급속도로 생태계를 확산하며 대세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C-V2X는 LTE 또는 5G를 차량 통신에 접목해 운전자 안전을 높이는 기술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일본, 독일,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25개 이상 이동통신사가 C-V2X 테스트베드를 구축, 상용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핵심 부품인 칩셋·모듈이 국제표준을 기반으로 올해 상용화가 완료됐다. C-V2X는 글로벌 커넥티드카 시장에서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는 평가다.
◇글로벌 25개 이통사 C-V2X 상용화 준비
세계통신공급자협회(GSA)가 발간한 '글로벌 C-V2X 시장보고서'에 따르면 버라이즌과 도이치텔레콤, NTT도코모 등 16개국 25개 이통사가 셀룰러-차량사물통신(C-V2X) 상용화를 준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를 비롯한 미국 AT&T·버라이즌, 중국 차이나모바일·차이나유니콤, 일본 NTT도코모·KDDI·소프트뱅크, 독일 보다폰·도이치텔레콤 등 유력 이통사가 C-V2X 투자를 시작했다. 프랑스 오랑주, 스페인 텔리포니카, 영국 보다폰, 네덜란드 KPN 등 대형 이통사도 C-V2X 대열에 가세했다. 프랑스는 프랑스국유철도(SNCF)가 C-V2X 기반 열차안전 기술을 개발 중인 것도 주목할 만한 사례로 지목됐다.
글로벌 이통사는 자동차 제조사와 협력해 C-V2X 모듈을 자동차에 장착하고 모바일에지클라우드(MEC) 등 초저지연 솔루션을 구축해 통신 성능을 테스트한다.
자동차가 이통사 서버와 통신하며 도로·교통 정보를 얻는 V2N 기술을 기초로 △차가 다른차와 통신하며 주행 상황을 파악하는 V2V △차가 신호등·가로등·CCTV 등 도로 인프라에 장착된 통신 센서와 통신하는 V2I △차가 보행자 스마트폰과 통신하며 위험을 알리는 V2P 기술 등을 시험하며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북미, 아시아, 유럽 등 글로벌 리더 이통사 대부분이 C-V2X 기술을 투자해, 방대한 규모의 산업 생태계가 구축될 전망이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세계 커넥티드카 시장 규모가 2017년 2900만대에서 2025년 720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이통사 움직임을 감안하면 C-V2X 탑재 차량이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칩셋·모듈은 상용화 완료
C-V2X 상용화를 위한 기술 준비는 완료됐다. 국제민간표준화기구(3GPP)는 2017년 완성한 '릴리즈14'에 C-V2X 기술규격을 포함했다. 이후 2년 만에 롱텀에벌루션(LTE) 기반 C-V2X 상용 칩셋과 모듈이 출시됐다.
퀄컴, 화웨이, 오토톡스가 각각 3GPP 표준기반 LTE를 지원하는 C-V2X 칩셋을 출시했다. 퀄컴 C-V2X 9150 칩셋은 이미 상당수 완성차 업체에 공급돼 테스트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칩셋을 바탕으로 LG이노텍이 'LAM-V500' 모듈을 상용화한 것을 비롯한 화웨이, 대당통신, ZTE, 심컴 등 글로벌 7개 기업이 3개 제품을 상용화했고 5개 제품 상용화가 임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전자장치를 제어하는 메인보드 역할인 '차량 내 장치(OBU, On-Board Unit)'와 도로인프라와 통신하는 노변장치(RSU, RoadSide Unit)도 C-V2X를 적용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완료됐다. 자동차 전장업체와 글로벌 칩셋 분야 12개 기업이 14종의 C-V2X 지원 OBU 개발을 완료, 상용화 또는 준비 중이다. RSU는 13개 기업이 16개 제품을 상용화 또는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상용화된 기술은 3GPP 릴리즈14 표준을 응용한 LTE기반 C-V2X다. 내년 3월에는 5G-V2X 기술이 완성된다. 5G-V2X는 1ms(0.001초) 대 초저지연성능을 기반으로 차량통신 성능을 진화시킬 전망이다.
핵심 부품 상용화에 따라 C-V2X 탑재 자동차 상용화도 차질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스마트폰은 테스트칩셋 출시 이후 완제품 탑재까지 통상 6개월이 소요된다. 안전 문제에 민감한 완성차 기업의 상용화는 테스트 칩셋 출시 이후 2년 정도가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르면 2021년 첫 C-V2X 완성차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C-V2X, 2021년 상용화로 앞당겨져
GSA는 중국 지리자동차가 2021년 글로벌 시장에 C-V2X 기술을 탑재한 첫 완성차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세계 최초 C-V2X 자동차가 될 가능성이 높다. 포드는 2022년 출시되는 모든 차에 C-V2X를 탑재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도 5G자동차연합(5GAA)에 가입하며 C-V2X 진영 참여를 공식화했다. 글로벌 이통사의 C-V2X 인프라도 이 시기에 발맞춰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할 전망이다.
통신 전문가는 “C-V2X 기술생태계 정점에 있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실제 상용차 수준의 테스트를 완료한 이후 설계도면까지 완성한 이후에야 칩셋 등 핵심 전자부품을 발주한다”면서 “유력 완성차업체로부터 발주 소식이 들리고 있고 이에 발맞춰 이통사 인프라도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소개했다.
C-V2X는 글로벌 시장에서 상당한 규모의 산업 생태계를 형성했다는 결론이다. 커넥티드카 시장 차원에서는 서비스를 시장에 출시하기 위한 준비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며 완성차업체, 이통사, 부품업체 간 합종연횡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정부 규제는 변수다. C-V2X는 도로에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사업으로 정부 정책방향이 안정적 상용화와 산업활성화를 위한 중요 요소다.
중국은 C-V2X 구축을 확정했고 우리나라와 미국, 유럽 연합은 C-V2X와 경쟁기술인 DSRC(웨이브)를 놓고 검토를 지속 중이다. C-V2X를 확정하지 않은 국가도 정부 차원에서 상당한 규모의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기술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 전문가는 “글로벌 시장에서 C-V2X 상용화에 되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자원이 투입됐다”면서 “우리나라도 C-V2X 방향으로 정책결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
박지성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