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차세대 5G 스마트폰에서 인공지능(AI)을 구현하는 데 제약이 없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설계했다. 8K 영상 촬영은 물론, 데스크톱PC 그래픽 수준을 스마트폰에서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내년 1분기 이 제품을 단 스마트폰이 출시된다.
퀄컴은 5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퀄컴 테크 써밋 2019'에서 새로운 플래그십 AP '스냅드래곤865'의 세부 성능을 공개했다.
퀄컴은 내년 쏟아질 5G 스마트폰들이 다양한 AI 기능을 실현할 수 있도록 신규 칩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예로 퀄컴 칩을 탑재한 모바일 기기는 고도화한 음성 인식 기능을 구현하는 데 무리가 없다. 사용자가 영어로 말하면, 이를 알파벳 문자로 변환하는 것은 물론 중국어 음성으로까지 바꿀 수 있을 만큼 자유자재로 언어를 변환한다.
이는 신규 칩으로 기존 음성인식 과정을 대폭 간소화했기에 가능했다. 기존 스마트폰의 음성 인식은 특정 회사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모바일 기기 간 연결이 있어야 했다. 클라우드와 기기 간 연결 상태에 따라 음성 인식 시간이 지연되거나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칩은 모든 과정을 스마트폰 안에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는 AP 안에 들어가는 새로운 5세대 AI 엔진, 그래픽처리장치(GPU) '아데르노650',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바꾸는 디지털신호장치(DSP) '헥사곤698'을 대폭 업그레이드했기에 가능하다.
특히 아데르노650의 그래픽 연산 속도는 전작보다 2배 이상 빨라졌다. 헥사곤698의 신호 처리 속도는 전작 대비 속도가 4배 이상 증가했다. 게다가 전력 효율은 35%나 올라서 고도화한 AI 기능을 더욱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지아드 아쉬가르 퀄컴 부사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스냅드래곤865의 AI 성능은 경쟁사 제품보다 2배가량 뛰어난 성능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AI 엔진 외에도 스냅드래곤은 다양한 장치로 첨단 모바일 기술 구현을 지원한다.
새로운 메모리 규격인 LPDDR5를 지원하면서 스마트폰이 최첨단 메모리로 정보 처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중앙처리장치(CPU) 크라이요585는 전작보다 성능과 전력 효율이 각각 25%씩 향상됐다.
카메라 관련 성능도 대폭 향상됐다. 초당 2기가픽셀의 이미지 데이터를 전달하는 이미지신호처리장치(ISP) '스펙트라 480'으로 8K, 4K 이미지를 스마트폰 간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다. 모바일 칩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돌비 비전과 협력해 고성능 영상 캡처 기능을 선보인다.
저드 히프 퀄컴 카메라 제품 관리 전무는 “단순한 사진 촬영의 경우 2억 픽셀까지 지원할 수 있다”며 “5세대 AI 엔진과 ISP를 결합해 이미지 화질을 개선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라고 전했다.
또 업계에서 최초로 144㎐ 디스플레이를 제공해 데스크톱 PC와 유사한 게임 환경까지 제공한다.
퀄컴은 스냅드래곤865가 적용된 모바일 기기는 내년 1분기에 본격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칩은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에서 생산한다.
퀄컴은 최상위 제품군인 스냅드래곤865와 5G 대중화를 위한 또 다른 제품군인 스냅드래곤765도 함께 출시하면서 '투트랙' 전략을 펼친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서 만든다.
키스 크레신 퀄컴 수석 부사장은 각각 제품 생산을 두 파운드리가 맡은 이유에 대해 “내년 생산될 물량이 매우 많고, 두 회사 기술의 수준이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하와이(미국)=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