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3~24일 중국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에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3국 공동회담과는 별개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양자회담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일본은 올해 이른바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을 두고 대립했다. 일본이 강제징용 이슈에서 비롯된 갈등을 빌미 삼아 대 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발동하면서 경제 분야로 확전했다. 우리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불가 카드를 내놓으면서 양국 간 안보협력 분야에서도 마찰음이 났다.
두 나라 간 갈등은 지난달 한국이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방침을 정하면서 완화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일본 정부와 언론이 왜곡된 발표를 반복, 결국 매끄럽지 않은 상황이 지속됐다.
양국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양자회담이 이뤄진다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두 정상은 지난달 초 태국 '아세안+3' 정상회의장에서 10여분 동안 회담 시간을 보냈지만 공식 의제를 준비하지 않은 '깜짝' 회동 수준이었다. 공식 회담은 지난해 9월 유엔 총회 때가 마지막이었다.
이번에 한·일 회담이 성사되면 양국이 어느 정도 물밑 협의와 의견 교환을 마친 상태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다. 서로가 대화를 통해 현안을 해결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양국 정상 간 확인을 통해 발전적인 관계 회복에 힘써야 한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경제 분야의 일본 조치에 단호한 입장을 보이되 갈등을 완화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제안, 협의를 끌어내야 한다.
물론 한·일 갈등 해소는 문 대통령 혼자만의 의지로 될 일이 아니다. 아베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도 관계 회복에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최근의 사태가 일본의 주장에서 시작된 것을 감안하면 이를 마무리하는 것도 같은 곳에서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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