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12일 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등 발전 5개사를 원·하청 산업재해 통합관리제도 적용대상에 포함했다. 연료와 설비운전분야는 정규직화한다. 5개 발전사가 별도 공공기관을 만들어 추진한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고(故)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가 지난 8월 내놓은 권고안에 대한 정부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골자는 △원·하청 산재 통합관리제도 적용 대상에 발전산업 추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산재 예방 및 작업현장 개선 요청 수용여부 반영 △발전 5사 통합협의체 합의 결과에 따라 연료·설비운전 분야 공공기관 신설 및 정규직화 신속 추진 등이다.
그동안 원·하청 산업재해 통합관리제도는 500인 이상 제조업·철도운송업·도시철도운송업에만 적용됐다. 내년부터는 발전산업도 대상에 추가된다.
산재 통합관리제도 역시 원청 산재 지표에 원청 사업장에서 작업하는 하청 근로자 산재를 포함해 산재율을 산출하는 제도다. 산재율이 높은 발전사는 관련 내용이 공표되며 정부 포상 등에서 제외된다. 정부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지표에도 '안전'을 반영한다.
내년 1월부터 2년간 발전사와 민간협력업체 간 협약을 통해 '적정노무비 지급 시범사업'도 실시한다. 발전사가 현행 경상정비 공사금액 5%만큼을 노무비로 추가 지급하도록 낙찰률을 상향 조정한다. 발전사는 협력사 노동자 노무비를 별도 전용계좌로 지급한다. 협력사가 노무비 등 잔여금을 정산하도록 관리·감독한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발전산업 노동자에 대한 적정한 임금 지급과 보건 관리 체계 마련 등 직접적인 지원뿐 아니라 법령과 제도를 활용한 원청 책임 강화 등 다각적인 접근을 이뤘다”고 말했다.
우원식 민주당 '발전산업 안전강화 및 고용안정 태스크포스' 위원장은 “당정은 특조위 22개 권고안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해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권고안 1번인 '노동안전을 위한 연료·환경설비 운전 및 경상정비 인력의 직접고용 정규직화'에 대해선 “위험의 외주화를 막는데 바람직하다는 데 동의하지만, 민간정비사 파산 및 상장회사 주주 반발 등 현실적 제약 조건이 있다”고 설명했다. 직접고용 권고가 관철되지 않음에 따른 노동계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이날 발표 현장을 찾아 당정 특조위 권고안 이행계획에 '직접고용' 방안이 빠졌다며 반발했다. 박준선 공공운수노조 조직국장은 기자들과 만나 “당정이 권고안에 대해 선별적으로 이행계획을 세워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직접고용 원칙이 맞지만 직접고용은 안된다는 말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