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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는 대한민국 미래를 책임질 산업이다. 정부는 2017년 100대 국정 과제에 제약 산업을 포함시켰다. 지난해 바이오헬스 산업을 8대 선도 산업으로 꼽았다. 올해는 한발 더 나아가 바이오를 비메모리, 미래형자동차와 함께 3대 중점육성 산업으로 선정했다.
최근 대형 제약사 등이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신약 개발의 신호탄을 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기업 홀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긴 어렵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벤처정신으로 모인 기업이 함께 가야 한다. K-바이오를 이끌어 갈 기업을 조망하며 바이오와 대한민국 미래를 그려 본다.
뉴아인(대표 김도형)은 조직공학과 신경재생 기술을 접목한 '전자약'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전자약 플랫폼 기업을 꿈꾼다.
전자약은 수술이나 약물로 치유하기 어려운 질병을 전기 자극으로 완화 또는 치료하는 약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저변이 넓지 않지만 미국, 유럽 등 세계 선진 의료 시장 중심의 새로운 의료 기법으로 각광 받고 있다.
김도형 뉴아인 대표는 창업 전에 뇌와 생체의 전기 특성을 연구했다. 전기가 주는 신경 자극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 사업 가능성을 확인했다. 단순히 의료기기를 넘어 전자약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일념과 목표가 현재 뉴아인을 만들었다.
김 대표는 “전기 자극만큼이나 신경과 상호작용하기 좋은 매체가 없다”면서 “전기는 직접 자극뿐만 아니라 전기장 등 다양한 형태로 인체와 교류, 신경을 재생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아인이 가장 먼저 사업화에 뛰어든 분야는 '눈'이다. 눈 부위에는 우리 몸 가운데 가장 많은 신경이 집중돼 있다. 피로감 등 몸의 변화에도 쉽게 영향을 받는다. 눈을 대상으로 한 치료제는 많지 않다. 라식·라섹 수술 등으로 안구건조 증상을 얻는 경우는 많지만 점안액을 이용한 치료가 대부분이다.
뉴아인은 전기 자극을 이용해 안구건조증, 녹내장 수술 등 후유증으로 발생하는 신경 손상 회복 가능성을 발견했다. 동물 등 전임상을 완료, 임상 준비를 하고 있다. 눈 부위에 패치를 붙이고 가상현실(VR) 시청기기와 유사한 형태의 기기를 착용하면 각막 신경에 전기 자극을 줘서 신경세포를 재생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현재 시력 교정술 이후 안구건조증 증상 회복 등으로 임상을 설계했다”면서 “만성 안구건조증 등 눈 질환을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아인은 단기적으로 '눈'을 타깃으로 한 의료기기를 개발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전자약 플랫폼' 개발 회사를 꿈꾼다. 뉴아인에 따르면 기기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각자 질환에 따라 전자약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실행,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도록 만들 수 있다.
전자약 파이프라인은 눈뿐만 아니라 이명·암 치료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이 가능하다. 뉴아인은 2017년 설립 후 3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고, 현재 시리즈B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17년에 처음 4명으로 시작해 현재 20여명의 직원이 있지만 이들 대부분 석·박사 출신 연구자로, 연구 중심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전자약 플랫폼 회사로서 다양한 질환에 맞춰 모두 사용 가능한 전자약을 개발, 전자기기 영역을 파괴한 '샤오미'처럼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