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업계가 한목소리로 'SW산업진흥법' 개정안 통과를 요구했다. 소프트웨어공제조합, 한국SW·ICT총연합회, 한국SW산업협회 등 관련 13개 단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이 통과되지 못하면 SW 산업은 3년 이상 후퇴한다며 법안 심의를 촉구했다. 개정 법안은 지난해 발의된 후 2년 가까이 국회에 묶여 있다.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논의조차 없었다. 일정대로라면 오는 17일 법안심사소위원회 통과 안건으로 오른다. 여야 갈등으로 국회 파행이 장기화되면서 자동 폐기될 것이라는 우려에서 관련 단체들은 일제히 법안 통과를 요청했다.
SW진흥법은 업계의 숙원 과제다. 19년 만에 전면 개정해 국회에 발의됐지만 한 걸음도 나가지 못했다.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년 넘게 준비, 현행법을 대대적으로 수정해 개정안을 발의했다. SW 산업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하고 시급한 과제가 고스란히 담겼다. 공공SW 시장 문제 해결을 위한 SW사업 심의위원회 의무화, 작업 장소·계약 목적물 활용 보장, SW사업 분쟁조정위원회 설치, 표준계약서 개발·보급 등을 신설했다. SW 관련 교육 활성화, 문화 조성, 기술자 우대와 같은 조항도 추가했다.
발의 당시만 해도 여야 이견이 없어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으로 낙관했다. 그러나 이미 해를 넘겼지만 법안소위조차 합의를 이뤄 내지 못했다. '데이터 3법'은 그나마 막판에 극적으로 합의를 이뤄 냈지만 SW진흥법은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SW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정보통신기술(ICT)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분야다. '모든 길은 SW로 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을 위해서도 반드시 입법화가 필요하다. 새삼 국회 존재의 이유를 되묻고 싶다. 비쟁점 법안인 데다 여야 합의까지 끝난 상황에서 무관심 속에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경제와 민생 법안까지 싸잡아 정치 목적을 위해 볼모로 잡는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 대한민국 미래를 걱정한다면 하루빨리 법안 통과를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지금 법안이 통과해도 너무 늦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