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계속되는 필리버스터, 여야 '찬반 대결'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선거법 개정 관련 무제한 토론을 하면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선거법 개정 관련 무제한 토론을 하면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후에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이어갔다.

전날 문희상 국회의장이 상정한 선거법에 자유한국당이 반대 토론을 신청하며 시작한 필리버스터는 이날 오후 5시 20분까지 한국당 2명(주호영·권성동 의원), 더불어민주당 2명(김종민·최인호)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마쳤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이 5번째로 이어 2시간 15분 넘게 발언 중이다. 이를 합치면 총 19시간 넘는 시간이다.

지상욱 의원이 발언을 마치면 전희경 한국당·기동민 민주당·이정미 정의당 의원 등의 순서로 필리버스터를 이어갈 예정이다.

지 의원은 이날 “선거법 개정안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사이즈를 키우고 싶은 정의당의 욕망, 탐욕”이라며 “정의당만큼 노조에 지원을 받는 정당이 어디 있느냐. 그렇다면 작은 정당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개혁의 근본은 정직함이다. 의석수를 키워서 좀 더 강한 정의당을 만들기 위해서 내 스스로 인정한다고 사실대로 얘기를 했으면 그 진정성을 이해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심상정 대표를 비판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2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선거법 관련 무제한 토론을 마치고 의석으로 돌아오며 다음 순서 무제한 토론을 하기 위해 일어난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2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선거법 관련 무제한 토론을 마치고 의석으로 돌아오며 다음 순서 무제한 토론을 하기 위해 일어난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지 의원은 이날 필리버스터에서 최근 본인이 상임위에서 반대해 산업계에서 많은 비판을 받은 '신용정보법 개정안'도 언급했다. 그는 “데이터 3법 필요하다. 제가 실리콘 밸리에서 5년이나 공부, 일도 하고 그 지역 풍속 문화를 경험했다”며 “하지만 아무리 급해도 기반을 단단히 하지 않고 출발하면 4차산업혁명은 실패한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 산업 발전 막는 사람으로 매도 당했다”고 토로했다.

필리버스터는 통상 소수 정당이 다수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의사 진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다. 여야가 서로 맞불 토론에 나선 것은 2012년 국회법 개정으로 이 제도가 도입된 후 처음이다.

주호영 한국당 의원이 3시간 59분, 김종민 민주당 의원이 4시간 31분, 권성동 한국당 의원이 4시간 55분, 최인호 민주당 의원이 3시간 39분간 토론을 이어갔다.

이번 회기는 25일 자정으로 끝이 난다. 문희상 의장은 필리버스터에 적합하지 않다며 짧은 자유토론 시간을 준 뒤 25일까지를 회기로 하는 민주당의 수정안을 표결 처리했다.

여당의 살라미 전술로 다음 임시국회는 26일에 열린다. 같은 안건에 다시 필리버스터를 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26일 소집되는 본회의에서 선거법 개정안이 표결 처리될 예정이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