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매출감소에도 R&D투자 4조원 늘렸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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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들이 올해 매출 감소 추세에도 연구개발(R&D) 비용을 작년보다 4조원 가까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대비 R&D 비중도 0.34%P 늘어나 3%를 넘어섰다.

25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하고 R&D 비용을 공시하는 211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올 들어 3분기까지 투입한 R&D 비용은 총 39조227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5조2405억원 대비 3조9870억원(11.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500대 기업 매출액은 1265조287억원에서 1254조9629억원으로 10조658억원(0.8%) 감소했다. 매출 감소에도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R&D 투자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매출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79%에서 3.13%로 0.34%P 상승했다.

기업별로는 네이버가 매출 4조8060억원 중 25.96%(1조2477억원)를 투자해 500대 기업 중 R&D 비중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25.23%로 셀트리온(25.57%)에 이어 2위였지만 1년 새 0.73%P 상승하면서 1위에 올랐다.

셀트리온도 지난해 25.57%에서 0.06% 상승했지만 네이버보다 비중 상승폭이 낮아 2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셀트리온의 R&D 투자액은 1912억원이다.

이어 넷마블 20.48%, 한미약품 19.04%, 엔씨소프트 18.76%, 카카오 15.45%, 대웅제약 13.27%, 종근당 12.19%, SK하이닉스 11.60%, 녹십자 10.55% 등이 R&D 비중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LG디스플레이도 10.16%로 두 자릿수 비중을 기록했다.

재계 1위 삼성전자는 매출 170조5161억원 중 8.97%(15조2877억원)을 R&D에 투자해 16위에 올랐다.

반면 코오롱글로벌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0.01%로 가장 낮았고 팜스코·팜스토리·고려아연·현대엔지니어링(각 0.02%), SK인천석유화학·현대오일뱅크·포스코에너지(각 0.03%), GS리테일·HDC현대산업개발(각 0.04%), 아이마켓코리아·금호산업(각 0.05%), 삼천리·대한제당·현대그린푸드·동부제철·SK에너지(각 0.06%), S-Oil·현대백화점·삼성엔지니어링(각 0.07%), 다우데이타(0.09%) 등은 0.1%에도 못미쳤다.

업종별로는 제약업종이 13.16%로 유일하게 10%를 넘었고 IT전기전자(8.40%), 서비스(6.70%), 자동차 및 부품(2.72%), 조선·기계·설비(2.41%)가 뒤를 이었다. 생활용품(1.50%)과 통신(1.27%)은 1%대였고 석유화학(0.77%), 공기업(0.74%), 건설 및 건자재(0.71%), 식음료(0.70%), 철강(0.64%), 운송(0.28%), 유통(0.14%), 상사(0.06%), 에너지(0.05%) 등은 1% 미만이었다.

R&D 투자비용이 가장 많은 곳은 단연 삼성전자였다. 3분기 누적 총 15조2877억원을 투자했고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 늘어난 규모다.

이어 LG전자(3조252억원), SK하이닉스(2조3281억원), 현대자동차(1조8839억원), LG디스플레이(1조7326억원), 네이버(1조2477억원), 기아자동차(1조1723억원) 등이 1조원 이상 투자했다.

R&D 투자액이 10억원 미만인 곳은 팜스코(1억1200만원), 코오롱글로벌(1억3500만원), 팜스토리(1억4900만원), 포스코에너지(3억9500만원), 대한제당(5억6200만원), 금호산업(6억3000만원), 유진기업(6억8700만원), 현대그린푸드(7억2300만원), 아이마켓코리아(7억9900만원) 등 9곳이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