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안철수 효과'가 재현될까.
2일 안철수 전 의원이 정계복귀를 공식 선언하면서 4·15 총선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과반의석을 목표로 하는 더불어민주당, 범여권계와 역전을 노리는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통합보수연대 간의 치열한 수 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안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제는 제가 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며 “어떻게 정치를 바꾸어야할지, 어떻게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야하는 지에 대해 상의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봉사'라는 제 초심은 변치 않았음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며 “외로운 길일지라도 저를 불러주셨던 국민의 마음을 소중히 돼 새기면서 가야 할 길을 가겠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은 옛 국민의당 대표를 지낸 안 전 의원 복귀 선언을 주목했다. 그가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각변동을 일으킨 인물이기 때문이다. 안 전 의원은 같은 해 2월 천정배 의원과 함께 국민의당 창당을 주도했고, 국민의당은 두 달 뒤 총선에서 38석을 확보하며 원내 3정당에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이 텃밭으로 여기던 호남에서 뼈아픈 패배를 맛본 것도 이때다.
안 전 의원은 정계 복귀 일정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현 소속인 바른미래당에서 계속 활동할지 보수대통합을 추진 중인 자유한국당과 뜻을 같이 할지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21대 국회 과반의석을 노리는 민주당과 범여권계에서도 안 전 의원의 복귀는 큰 변수다. 바른미래당과 새로운보수당(가칭)은 안 전 의원 복귀 발표 직후 '환영한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안 전 의원이 20대 총선처럼 제3당 창당으로 민주당과 한국당 양강구도를 흔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안 전 의원이 복귀 선언에서 “이념에 찌든 기득권 정치세력들이 사생결단하며 싸우는 동안 우리의 미래, 우리의 미래세대들은 계속 착취 당하고 볼모로 잡혀있을 수밖에 없다”고 쓴 소리를 한만큼 기존 정치세력에 편입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복귀 발표 시점도 미묘하다. 각 정당이 신년인사를 통해 총선승리를 외치며 인재영입을 발표하고, 보수진영 통합론이 고개를 드는 때다. 연동형비례제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된 직후라는 점도 민감한 부분이다. 연동형 비례제는 지역구 당선자는 많지 않아도 정당 득표율이 높은 쪽에 유리한 선거제도다.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당 의석은 38석이었지만 정당 득표율은 민주당(25.54%)보다 높은 26.74%였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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