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유튜브 열풍이 불어 닥쳤다. 유튜브가 선거법 예외 지대인 영향이 한몫한다. 방송·신문과 다르게 공직선거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 사업자가 정치색을 빼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대조된다. 포털에는 실시간 검색어와 댓글 서비스에 대한 규제 등이 존재한다.
총선 후보자는 선거 직전까지 유튜브를 통해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다. 본래 총선 후보자는 방송법 하위 규칙인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에 따라 방송 출연에 제한을 받는다. 공직선거법이 정한 보도와 토론방송 이외에는 예능을 비롯해 교양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없고 후보자가 등장하는 광고도 방송 송출이 안 된다.
하지만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 선거운동은 법령과 무관하게 가능하다. 불특정 다수에게 퍼지는 공중파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온라인을 이용한 다양한 정치 캠페인은 언제든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유튜브는 선거법 무풍지대에서 정치권 독자와 창작자, 매체를 끌어들이고 있다. '지역 언론연구 2019-유튜브를 통한 정치인의 자기표현'에 따르면 현직 국회의원 297명 중 81.8%인 243명이 유튜브를 이용한다.
정당은 유튜브 여론을 의식한 콘텐츠를 경쟁적으로 내놓는다. 국회의원실 채용 공고에도 'SNS,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 홍보, 영상 전문가를 우대한다'라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 채널은 작년 초 7만명에서 32만명을 넘는 채널로 성장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의 채널은 16만1000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채널 구독자도 15만명을 돌파했다.
정치인이 유튜브로 몰리는 건 표가 붙기 때문이다. 닐슨코리아 발표에 따르면 국내 유튜브 순 이용자는 안드로이드 기준 2805만명이다. 하루 평균 이용시간도 40분이 넘는다. 애플 이용자를 합치면 3491만명이 유튜브를 본다. 모바일 앱 전문 분석업체 와이즈앱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370만명이 유튜브에서 498억분을 체류했다. 매우 거대한 시장인 셈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디지털뉴스 리포트2019'에 따르면 한국인 10명 중 4명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접한다. 언론매체 신뢰도 조사에서 두 번째로 신뢰받는 언론매체를 차지했다. 응답자 12.4%가 유튜브를 꼽았다. 네이버는 4위를 차지했다. 2017년만 해도 같은 조사에서 유튜브 신뢰도는 0.1%에 불과했다. 유권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풀이할 수 있다.
또 정당 또는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 정치활동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하고 유튜브가 운영하는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에 가입해 광고이익을 얻는 것도 불법이 아니다. 다만 광고 명목으로 정치 자금을 기부받는 것은 행위 양태에 따라 법 위반이다. 선거 자금을 벌어들이는 용도로도 유튜브는 활용될 수 있다.
유튜브는 이달 7일부터 정치 관련 광고하려는 광고주 타깃팅을 중단했다. 구글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특정 집단 타깃 광고 금지' 정책에 따른 것이다. 고객정보를 활용한 마이크로 타깃팅을 막는다. 국내에서는 애초 공직선거법(87조, 93조)상 선거운동 기간에 하는 인터넷 광고는 인터넷 언론사 홈페이지에만 허용한다. 이번 총선과는 관계가 크지 않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