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세는 정부의 당초 계획보다 1조3000억원 덜 걷혀 5년 만에 세수결손이 발생했다. 반도체 부진 여파로 법인세가 감소하면서 당초 예상치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10일 서울 한국재정정보원에서 2019회계연도 총세입부와 총세출부를 마감하고 지난해 정부의 세입·세출 실적을 확정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 수입은 293조5000억원으로 정부 예산(294조8000억원)보다 1조3000억원 부족했다. 전년과 비교해도 1000억원 적은 수준이다.
국세 수입이 예산을 밑돈 것은 2014년 이후 5년만이다. 반면 2018년에는 25조4000억원의 초과 세수였다.
특히 국세 수입을 세목별로 살펴보면, 당초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22→25%)으로 79조 2501억원의 세수를 예상했지만 실제 걷힌 법인세는 72조2000억원으로 7조758억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
정부는 업종별, 기업별 세수통계는 제공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각에선 반도체 불황에 따른 세수 감소를 감소요인으로 지목한다.
기재부는 “상반기 법인 실적 부진으로 중간예납 감소가 증가 폭을 제약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5조1000억원에 그쳤는데, 이는 2018년 상반기(87조5000억원)보다 무려 37.1% 감소한 수치다.
법인세 실적은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법인세 감소폭은 예산기준 지난해 79조2501억원에서 올해 64조4192억원으로 14조8309억원에 달한다.
관세와 종합소득세도 각각 1조1736억원, 1조135억원이 덜 걷혔다. 이 밖에 개별소비세(-5804억원), 농어촌특별세(-2617억원)에서 결손이 발생했다.
반면 당초 세입 예산 대비 더 많이 걷힌 세목은 부가가치세(2조764억원), 양도소득세(1조9346억원), 근로소득세(1조2485억원) 상속증여세(1조1012억원) 등이다.
반면 재정 지출폭은 커졌다. 지난해 총세출은 예산액과 전년도 이월액(3조7000억원)을 더한 예산현액 407조8000억원 중 97.4%인 397조3000억원이 집행됐다. 집행액은 전년보다 32조8000억원 증가했다. 총세입과 총세출의 차액인 결산상 잉여금 4조7000억원 중 이월 2조6000억원을 차감한 세계잉여금은 2조1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이월은 2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000억원 감소했고, 불용은 7조9000억원으로 역시 전년보다 7000억원 줄었다.
불용액은 해당 회계연도 예산으로 잡혔지만 사용하지 못한 금액으로, 세출예산현액에서 총세출과 이월 금액을 제해 계산한다.
예산을 남김없이 쓰라는 정부의 독려 속에 세출예산 대비 불용액을 뜻하는 불용률은 1.9%로 집계됐다. 이는 2006년(1.6%) 이후 13년 만에 최저 기록이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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