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발'이더라도 그 순간은 깜빡 속아 넘어갈 수 있게 해야지.”
보수 야권의 통합신당 출범을 두고 통합신당준비위원회(통준위) 핵심 관계자가 한 말이다. 제1 야당 자유한국당은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과 합당을 의결하고 '미래통합당'으로 신당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방향도 발표했다.
지지부진하던 보수 통합은 지난 9일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의 합당 제안과 불출마 선언 이후 급물살을 탔다. 한국당은 논의 초반에 당 특유의 '빨간색'을 고수하다 '밀레니얼 핑크'로 신당 상징색 변경을 받아들였다. 한국당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당명과 상징색을 바꾸는 것으로, 종전처럼 빨간색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 과정에서 나온 말이 바로 '화장발'이다. 지금 한국당은 '화장발'로 국민에게 민낯을 가리고 변신하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다.
보수 진영은 2016년 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여러 갈래로 쪼개졌다. 탄핵을 대하는 태도와 가치관에 따라 분열됐다가 4월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기치로 다시 뭉쳤다. 단일대오를 구성하긴 했지만 총선 이후 재분열이 없으리라고는 장담하기 어렵다.
보수 진영은 비례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까지 포함해 21대 국회에서 의석수 총 140석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려면 시대 정신인 '젊은 피 수혈'로 정치권 세대교체는 필수다. 한국당이 강조한 '4대 비리'(입시·채용·병역·국적) 공천 배제는 물론 현역 물갈이도 필요하다.
이번 총선에서는 유력 정치인이 뒤로 물러서고 새로운 스타 정치인을 길러 내는 모습도 보여 줘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정치 혐오, 무관심이 사라질 수 있다. 잠깐 화장발로 속을 수는 있다. 그러나 화장이 지워지면 다시 민낯이다. 그 민낯마저 아름다울 수 있도록 열심히 움직여야 한다.
총선 캠페인을 본격 시작하는 첫 단계는 공천이다. 미래통합당에서 국민에게 진정성을 보이고 감동을 줄 수 있는 공천이 나오길 기대한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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