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산업피해, 사스보다 더 강력

[표]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한국 피해산업 현황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표]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한국 피해산업 현황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적 파장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충격을 뛰어넘을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6일 발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산업별 영향'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이 관광객 축소와 외출 자제, 중국 내수 위축 등을 유발함에 따라 유통업, 호텔업, 항공업, 화장품업 등의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중국기업의 조업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공급망 타격으로 인한 글로벌 가치사슬(GVC) 약화로 그 충격이 정보기술(IT), 자동차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내 제조업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구소는 “조업중단 장기화와 중국의 경제적 위상 확대 등으로 경제적 파장은 사스때보다 충격이 더 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스 사태 때는 중국이 소비둔화를 투자확대로 보완했지만, 현재 중국은 투자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중이어서 대응 여력이 부족하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또 글로벌 경제에서 중국의 생산과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태에 따른 중국 경기 위축이 글로벌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한국도 중국과의 높은 지리적·경제적 연결성으로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산업으로 유통업을 지목했다.

확진자 방문에 의한 임시 휴업 매장 매출 손실, 해외 입·출국객 감소, 중국 소비 위축, 집합시설 기피 경향으로 인한 영업 위축 등이 그 배경이다.

연구소는 특히 점포당 매출액이 크고 해외 입·출국객 변화에 민감한 면세점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항공업 역시 전체 국제선 노선(여객수) 중 20%가량을 차지하는 중국 노선의 운항 중단·감편으로 인한 직접적인 매출 감소, 중국 노선 이외의 여행 자제에 따른 피해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중국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한 항공 화물 물동량도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일본(불매운동), 홍콩(정치불안)에 이어 중국 노선마저 감편되면서 항공업계의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호텔업 역시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객실 매출과 중국인 숙박 비중이 높은 3성급 호텔의 타격이 심하고, 5성급 호텔은 부대시설 매출 감소 충격이 더 클 것이라고 봤다.

반면 자동차 산업은 중국 내 공장 가동 재개 움직임과 완성차 재고로 인해 공장 휴업의 실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사태가 지속하면 부품·소재 조달과 물류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고 중국의 수입수요도 위축될 수 있어 전자기기, 기계, 화학 등 주요 제조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