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가 온라인으로 영토를 확장한다. 삼성SDS가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 1위 플랫폼인 삼성페이의 운영·관리에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삼성전자와 삼성SDS 협력이 가시화되면 삼성페이를 통해 온라인 쇼핑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오픈뱅킹 이용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최근 '전자금융업'을 새로운 영위 사업에 추가하며 정관 일부를 변경했다. 금융사, 외부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주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삼성페이 온라인결제 사업을 위한 포석이란 관측이 나온다. 오프라인 시장에서 검증된 삼성전자 결제 인프라와 삼성SDS의 정보기술(IT) 전문성이 더해져 '삼성 PG(온라인결제대행업)' 연합이 탄생할 확률이 높아졌다.
삼성SDS는 앞으로 삼성페이 온라인결제 사업을 한층 강화하고 카드사뿐만 아니라 계좌 기반 은행까지 연동해 온·오프라인 결제 시장을 아우르는 인프라 고도화 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S가 삼성페이 PG 허브 역할을 하고 금융사와의 협상은 물론 유지보수·관리까지 총괄하면서 사실상 운영사 역할이 기대된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페이 협력사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페이 결제는 월렛(전자지갑) 형태로 제공돼 카드사나 밴사가 결제 정보 중계를 대행해 줬다”면서 “삼성SDS가 전자금융사업자 지위를 획득하면 운영 주체가 삼성SDS로 이관될 것”이라고 전했다.
카드사를 비롯한 밴업계는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서비스를 선보인 만큼 지난해부터 전자금융사업자로 등록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각종 규제가 많은 금융권에서 삼성전자는 전자금융 사업 라이선스를 유보해 왔다.
삼성페이 협력사 관계자는 “삼성SDS가 삼성페이 실제 운영 주체가 된 만큼 온라인 PG를 비롯해 오프라인결제 시장에서도 은행 계좌 기반의 오픈뱅킹을 붙이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오프라인결제 시장은 삼성페이가 시장을 석권했다. 마그네틱(MST) 기반 범용성 확보로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5명 가운데 1명은 삼성페이를 쓴다. 여세를 몰아 삼성SDS가 중심이 돼 온라인결제 인프라를 확대한다. 이미 하드웨어(HW)를 보유한 삼성전자의 소비자 경험을 온라인 시장으로 이식하는 것이다.
삼성페이가 온라인결제 시장에 뛰어들면 파급력은 막강하다. 이미 삼성전자 자체 몰에 온라인결제를 적용했고, 최근 중소형 온라인 사업자와 가맹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페이 온라인결제 시장 진출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카카오페이 등 시중에 나온 간편결제는 대부분 오프라인 시장보다 온라인결제 시장에서 이용되고 있다. 오프라인 시장에서는 삼성페이가 절대강자다.
이는 역으로 삼성페이 사업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단기적으로 삼성SDS 중심으로 은행 오픈뱅킹 연동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삼성페이는 카드 연동 결제였다. 은행 계좌 기반으로 결제 방식을 다변화해 신규 고객을 우선 오프라인 시장으로 끌어들인다. 이후 중장기로 PG 결제를 통해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삼성SDS를 전면에 내세워 삼성전자가 중소형 PG 기업 서비스를 침범하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겠다는 것이다.
삼성페이 브랜드를 온라인 시장에서 삼성SDS 주도로 만들자는 취지다. 삼성페이 유지관리 비용은 연 80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온라인결제 시장에서 삼성페이 수익화 방안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PG 사업을 위해 삼성전자와 삼성SDS는 대형 카드사로부터 BIN(카드 브랜드와 카드 발행 주체를 구분할 수 있는 번호)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삼성SDS는 이와 관련해 전자 공시와 삼성페이 사업 간 연관성은 없다고 밝혔다. 삼성SDS 관계자는 “전자금융업 등록이 삼성페이 운영과는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표]국내 간편결제 현황(자료-각 사 취합)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