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급속 확산]수출·내수 동반 위축 가팔라지나

코로나19 급속 확산 여파로 수출과 내수 동반 위축이 현실화하고 있다. 이달 들어 일평균 수출과 수입이 모두 급감했다.

24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1일부터 20일까지 일평균 수출액은 16억9000만달러(2조586억원)로 작년 2월 18억7000만달러(2조2778억원) 대비 9.3% 급감했다. 지난해 12.5일이던 조업 일수가 올해 15.5일로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수출 하락 폭은 더욱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내수도 얼어붙었다. 같은 기간 일평균 수입은 15.5% 감소했다.

지난 21일 서울 명동 거리가 한산하다. [사진= 전자신문 DB]
지난 21일 서울 명동 거리가 한산하다. [사진= 전자신문 DB]

업계 관계자는 “통관 일수가 늘어 일평균 거래가 하락할 개연성은 있다”면서도 “이를 감안해도 일평균 수입 감소폭은 이달 내수 위축이 심각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수출 품목별로는 선박과 승용차, 석유 등 주력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 품목 수출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9%, 0.1%, 4.1% 감소했다.

이런 흐름은 1월부터 불거졌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시점과 맞물린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1월 수출액과 수입액은 각각 433억달러(52조7437억원), 427억달러(52조129억원)로 작년 동기 대비 6.3%, 5.3% 내렸다.

수출 부진은 반도체(-3.8%)와 석유제품(-3.8%), 승용차(-22.1%), 무선통신기기(-13.6%), 가전제품(-26.9%), LCD(-45.3%) 등 거의 모든 업종을 망라한다.

무엇보다 정부가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지난 21일 문재인 대통령은 “내수와 소비업체를 살리는 것이 곧 우리 경제를 살리는 일이고, 민생경제 숨통을 틔는 일”이라면서 “정부는 '비상경제시국'이라는 인식으로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24일 원·달러 환율은 가파르게 올라(원화 약세) 1220원에 육박했다. 2019년 8월 12일 1219.00원 이후 약 6개월만 최고치다. 이는 코로나19 세계 확산으로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몰린 탓도 있지만, 국내 경제 전망이 그만큼 불투명해졌다는 의미도 내포한다. 앞서 LG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로 내려 잡은 바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세계 시장에서 원화를 약세 통화로 인식한다면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기 위축을 증폭시킬 수 있다”면서 “이는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외에 마땅한 방안이 없다는 점에서 정책당국의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