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이 플라잉카를 차세대 주력 연구 분야로 선정해 집중 투자한다. 새로운 도심형 개인이동수단(UPMV) 모델을 제시하고, 핵심 추진체 기술을 확보해 미래 UPMV 산업을 선도한다는 목표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원장 최규하)은 초연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해 미래 교통수단인 UPMV를 중장기 전략 연구개발(R&D) 과제로 설정하고, 자체 연구비 투자와 향후 국비 및 외부 연구과제를 연계해 집중 육성한다고 8일 밝혔다.
UPMV(Urban Personal Mobility Vehicle)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 UAM(Urban Air Mobility)과 개인이동수단을 의미하는 PM(Personal Mobility)을 합친 신조어다. 도시 안에서는 단거리 지상 개인이동수단으로, 도시와 도시를 이동할 때는 장거리 개인용 항공기(PAV) 역할을 수행하는 플라잉카다.
KERI가 개발하려는 UPMV는 사람이 탑승하는 '객차부'와 전기추진 '구동부'를 분리·결합할 수 있는 탈부착형이다. 객차를 지상구동부와 결합하면 지상전기차(GEV)로, 객차를 드론과 결합하면 항공전기차(AEV)로 이용할 수 있다. 소형 비행기와 자동차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 '듀얼모드 플라잉카'로 불린다. 에어버스, 아우디 등이 구현하려는 모델이다.
반면 우버를 비롯한 몇몇 글로벌 기업이 개발하고 있는 개인용항공기(PAV)는 날아다니는 기능만 갖춘 '싱글 모드 플라잉카'다.
KERI는 UPMV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지난해부터 '고출력 전동기'와 '이중화 구동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내년까지 25억원 이상 자체 예산을 투입해 2개 핵심기술의 완성도를 높인다.
'고출력 전동기'는 가볍고 높은 출력을 발휘하는 전동기로 현재 무게당 출력비 4kW/㎏ 달성에 다가섰다. 출력비 4kW/㎏은 무게 1㎏ 전동기로 말 다섯 마리가 끄는 힘을 낼 수 있는 수치다.
'이중화 구동시스템'은 프로펠러 구동 회로를 이중화해 고장이 발생해도 추락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 3상 모터(3상 BLDC 모터) 2대를 동일 프레임에 집적한 이중 구조로 설계, 단선이나 스위치, 센서 고장에도 안정적으로 전동기를 돌릴 수 있다.
이기창 KERI 무인이동체 전기추진기술팀장은 “올해는 UPMV 축소형 시험 모델을 제작해 1차로 완성한 고출력 전동기와 이중화 구동시스템을 적용하는 테스트를 진행한다”면서 “UPMV 원천 핵심기술을 확보해 UPMV 기반 모빌리티를 KERI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