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1분기로 계획했던 대어급 신차를 이번 주 연달아 선보인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신차 공개 연기를 저울질해왔으나, 수년 만에 진입한 신차 '골든 사이클'을 놓칠 수 없다고 판단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차·제네시스가 1분기 신차 공개 일정을 16일부터 18일 사이로 확정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애초 계획보다 짧게는 2주, 길게는 한 달가량 미뤄진 일정이다.
먼저 오는 16일 제네시스가 신형 G80 공개와 함께 계약을 시작한다. 이어 기아차가 17일 신형 쏘렌토 온라인 출시 행사를 열고 판매에 돌입한다. 다음 날인 18일(한국시간) 현대차는 미국 현지에서 신형 아반떼를 글로벌 시장에 처음 소개한 뒤 내달 초 국내에서도 공개 행사를 연다.
제네시스가 선보일 신형 G80은 수 차례 출시가 지연돼왔다. 애초 지난해 하반기 공개가 점쳐졌으나, 제네시스 새 스포츠유틸리차량(SUV) GV80과 판매 간섭 우려 등으로 출시가 올해로 밀렸다. 올해 들어서도 코로나19 여파로 다시 한번 출시가 늦춰졌다.
G80은 제네시스 판매를 견인하는 주력 모델이다. 2008년 1세대, 2013년 2세대 모델을 거쳐 6년 만에 3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거듭난다. 제네시스는 신형 G80 출시에 앞서 지난 5일 신차 디자인을 담은 이미지를 공개하며 소비자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달부터 사전계약을 받은 신형 쏘렌토를 발표한다. 신형 쏘렌토는 2014년 3세대 출시 이후 6년 만에 출시되는 4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올해 SUV 시장을 이끌 기대주로 꼽혔다. 신형 쏘렌토는 지난달 4일 티저 이미지를 시작으로 사진과 제원을 공개하고, 같은 달 19일부터 사전계약을 진행하는 등 신차 출시에 공을 들여왔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모델 사전계약 중단에 이어 코로나19까지 잇단 악재로 출시가 미뤄졌다. 기아차는 고민 끝에 온라인으로 신차를 발표하기로 했다. 17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네이버 PC와 모바일을 통해 온라인 토크쇼 형식으로 신차를 소개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내놓을 최대어 신형 아반떼도 이달 공개 후 내달부터 판매를 본격화한다. 1990년 등장 이후 글로벌 누적 판매 1380만대에 달하는 현대차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신차는 2015년 6세대 출시 이후 5년 만에 완전변경을 거치는 7세대 모델에 해당한다.
현대차는 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서 아반떼를 공개하는 월드 프리미어 이벤트를 열고,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한다. 내달 초에는 국내에서도 출시 행사를 열고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이 코로나19 악조건 속에서도 신차 출시를 강행하는 것은 올해가 대어급 신차 변경 주기인 골든 사이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상반기 계획한 신차를 제때 내놓지 못할 경우 하반기 신차까지 일정이 미뤄지면서 신차효과를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일각에서는 공장 생산율 저조와 소비 심리 위축으로 기대를 모았던 신차들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한다. 고가 소비재인 자동차는 실물을 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코로나19로 전시장 방문이나 오프라인 행사가 어려운 상황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