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정수기 기능을 갖춘 신제품 냉장고를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사용하지 않던 정수기 기능을 냉장고에 다시 적용하면서 정수기 시장에 진입한다. 정수기는 관리가 필요한 가전으로, 정수기 냉장고 출시가 삼성전자의 렌털 시장 진출로 연결될지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정수기를 탑재한 2020년형 신제품 냉장고를 개발하고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정수기 관련 인증 등을 받고 출시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냉장고 결합 형태의 정수기이지만 성능은 정수기 단독 제품 수준 이상으로 만들었다. 정수 용량도 2300ℓ로 웬만한 단독 정수기 제품 용량을 넘어선다. 통상 4인 가족이 1개월에 약 300ℓ 사용을 감안할 때 정수기 냉장고는 필터를 한 번 교환하면 7~8개월 사용할 수 있다.
정수기는 필터 교체와 청소 등 관리가 주기로 필요한 제품이다. 이에 따라 정수기 냉장고를 출시하면 별도의 관리 서비스도 함께 제공해야 한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 전문 인력을 활용해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전국 서비스망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과거 정수기 냉장고를 선보인 적이 있지만 소비자 선호도가 낮다는 판단에 따라 기능을 제거했다. 이후 탄산수를 만들어 주는 '스파클링 냉장고' 일부 모델만 만들고 정수기 냉장고는 출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다시 정수기 냉장고를 선보이는 것은 냉장고 활용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커지는 렌털 시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렌털 시장은 밀레니얼 세대로 대표되는 새로운 소비자 계층이 등장하고, 제품 '소유'보다 '사용'에 더 가치를 두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렌털 사업 수익성도 좋아 최근 SK, LG 등 대기업들도 뛰어들었다.
관심사는 삼성전자가 정수기 냉장고에 이어 단독 정수기 제품을 출시하는지 여부다. 현재 삼성전자는 교원, 현대렌탈케어, 홈쇼핑 등 렌털 서비스 제공 업체에 제품을 공급할 뿐 직접 시장에 뛰어들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단독 정수기를 출시하면 정수기 시장 본격 진출과 함께 렌털 시장에 진입하는 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는 이미 단독 정수기를 개발했지만 출시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정수기) 제품을 개발한 것은 맞다”면서도 “삼성전자가 뛰어들지 여부에는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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