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기지국부터 에지 컴퓨팅에 이르기까지 5G 인프라 시장에 대응하는 다양한 솔루션을 내놓고 있어서 주목된다. 기존에 주력했던 칩 시장 공략과 동시에 5G 성능을 극대화하는 소프트웨어까지 주요 통신 인프라 업체에 공급한다.
인텔은 5G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5G용 설비 전 영역에 아우르는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기지국과 데이터센터 등 굵직한 통신 설비부터 정보기술(IT) 기기 사용자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에지 컴퓨팅까지, 5G 시설 전반에 필요한 칩 기술을 확보해 시장 점유율을 올린다는 전략이다.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쥔 인텔은 5G 인프라 시장에서도 첨단 칩을 고객사에 맞춤 공급한다.
최근 발표한 기지국용 칩 '아톰 P5900'이 그 예다. 인텔의 10나노(㎚) 공정을 적용한 이 제품은 기존 소프트웨어 기반 솔루션보다 패킷 프로세싱 처리량을 최대 3.7배까지 늘렸다. 인텔은 이 칩으로 2014년 기지국용 칩 시장에서 0%였던 점유율을 내년 40%까지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데이터센터부터 IT기기까지 5G 설비 전반에 활용할 수 있는 2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도 출시했다. 전작인 '제온 골드' 제품보다 성능이 최대 36% 개선됐다. 인공지능(AI) 연산 기능까지 더해진 이 제품은 알리바바, AWS, 마이크로소프트 등 클라우드 기업의 칩 수요에 대응한다.
일반 프로세서와 사용자가 칩 설계를 직접 조정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중간 단계인 '다이아몬드 메사' 칩 양산도 임박했다.
인텔은 5G용 소프트웨어 개발·보급에도 매진하고 있다. 5G 환경에서 AI, 클라우드 기능을 더욱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에 초점을 맞춘다.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오픈비노(OpenVINO), 오픈소스 플랫폼 오픈네스(OpenNess) 등으로 고객사가 5G용 신제품을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다.
5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인수합병에도 적극적이다. 2015년 FPGA 칩 기업 알테라 인수부터 2016년 너바나, 2018년 eASIC, 지난해 하바나랩스와 베어풋 네트워크까지 사들이면서 5G 기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텔은 지난해 말 AI 칩 '너바나'를 공개하고, 다이아몬드 메사 출시 계획을 발표하는 등 인수합병 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실제 5G 관련 주요 업체들은 인텔과 협력을 진행하거나 제품 탑재를 확대하고 있다. 노키아와 에릭슨은 인텔의 아톰5900을 자사 제품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라쿠텐은 인텔 제온 프로세서와 FPGA 기반 가속기를 활용해 5G 시스템을 구현한다.
인텔은 5G 인프라 시장 선점을 위해 10여년 간 통신사, 협력사와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첨단 기술을 확보해왔다고 설명했다.
리사 스펠만 인텔 부사장은 “인텔은 클라우드, 네트워크, 엣지 컴퓨팅 등 광범위한 5G 인프라에 실리콘 기반 제품을 제공하는 유일한 기업”이라며 “5G 칩 구현 기술이 인텔보다 우위에 있는 기업은 없다”고 자신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