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전화망 상호접속료는 통신사 간 이동전화, 시내·시외전화, 인터넷전화 설비 이용을 대가로 주고받는 통행료다. A통신사 가입자가 B통신사 가입자에 전화할 때 통화하려면 B 통신사 설비를 일부 활용해야 한다. 이때 사용하는 설비 원가를 반영, 이용료를 계산해서 A 통신사가 B통신사에 지불하는 설비 이용료가 상호접속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 고시'에 근거해 음성전화망 상호접속료를 관리한다. 과기정통부는 음성통화 상호접속료를 망 구축비와 운용비를 포함한 통신망 원가를 통화량으로 나눈 값을 기본으로 하여 통신사 경쟁 상황과 투자를 종합 고려해서 산정하고, 2년마다 고시한다.
상호접속제도는 통신사 간 상호접속 의무를 부여하고, 거대 통신사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접속료를 불합리하게 책정하지 못하도록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대표 사례다.
이용자는 복잡한 절차 없이 편리하게 다른 통신사로 통화가 가능하고, 통신사는 설비에 대한 비용을 보전한다. 상호접속료는 통신사 간 도매 시장 주요 매출원으로, 연간 1조원 규모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소수점 단위 금액 변동이 수십억원의 매출을 좌우한다.
음성상호접속제도는 후발 통신사업자 접속료를 선발 사업자에 비해 높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유효경쟁'을 촉진하는 주요 정책 수단이기도 하다. 2016년 SK텔레콤 접속료는 분당 17.03원이었지만 LG유플러스는 17.17원에 책정됐다. 통신사 간에 경쟁력이 대등해진 2017년부터 사업자 간 차등은 철폐됐다. 현재는 유·무선 음성접속료 간 격차가 존재하지만 음성전화가 인터넷망의 부가서비스로 변화하면서 장기적으로는 모든 음성전화 간 단일 접속료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에는 음성접속료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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