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항공사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3월에만 170억 달러(약 20조8200억원)를 금융권으로부터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항공산업이 벼랑 끝에 내몰린만큼 국내 항공사에 대한 정부 지원도 속도를 내야하는 상황이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사는 은행으로부터 20조8200억원를 빌린 것으로 추산됐다.
항공사별로 살펴보면 저비용항공사(LCC)가 아닌 풀서비스항공사(FSC)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델타항공 6조8500억원, 싱가포르항공 4조8900억원, 유나이티드항공 3조600억원 순이다.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을 포함해 미국 항공사 대출 규모가 15조3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미국은 세계에서 항공 시장 규모가 가장 크다.
이번 대출은 미국 항공업계가 미국 정부에 요구한 500억 달러(약 61조원) 규모 지원과 별개로 이뤄졌다. 미국 정부는 전폭적 지원을 약속하고 구체적 내용을 협의 중이다.
국내 항공산업 상황도 좋지 않다. 한국투자증권은 FSC가 올해 상환해야 할 차입금이 대한항공 5조3000억원, 아시아나항공 2조5000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될 시 LCC뿐 아니라 FSC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재무적 체력은 LCC가 더 약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FSC도 차입금 상환이 어려워져 유동성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 수요가 급감하면서 항공사 자력으로 위기 극복은 불가능하다. 3월 4주차 국적사 여객은 53만861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84% 줄었다. 특히 국제선 여객은 5만1542명으로 95.70% 감소했다.
당장 이스타항공은 내달 1일부터 셧다운된다. 최소 운영 인원을 제외하고 모든 임직원이 휴직에 들어간다.
항공업계는 정부가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에 기대를 걸고 있다. 회사채 발행과 상환 등을 지원하는 형태다. 산업별 지원 규모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대기업을 지원 대상에 포함돼 기대감이 크다.
항공업계에서는 LCC, FSC 구분을 두지 않는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항공산업 근간은 FSC로 수많은 전문인력을 배출해왔다”면서 “LCC뿐 아니라 FSC에 대한 지원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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