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업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면 무궁무진한 가치가 나온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는 2018년 보고서에서 AI를 여행산업 마케팅과 영업에 활용하면 7.2~11.6% 매출 상승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소매, 운송·물류, 금융 등 보고서에서 분석한 19개 산업 부문 중 가장 높은 잠재 상승률이다.
네이버는 2017년 1월부터 여행코스 추천에 AI를 접목한 기술 '코나(ConA)'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블로그·카페·지식인 등 네이버에 축적된 콘텐츠 빅데이터를 분석해 글 맥락에서 여행지 방문 목적이나 분위기를 자동 추출하는 기술이다. 회선신경망기술(CNN)과 장단기메모리(LSTM) 딥러닝 학습을 통해 가장 좋아할 관광 테마와 명소 등을 정리해 추천해 준다. 기존 코나는 여행 전 정보 가이드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지금은 스마트폰 실시간 위치기반추천 기술이 추가된 '스마트어라운드' 서비스로 이어져 한층 고도화됐다. 이용자가 위치한 지역과 시간을 분석해 즉각 음식점·관광지·액티비티를 추천한다. 여행지 사전 정보가 전혀 없더라도 애플리케이션(앱)만 가동하면 여행에 무리가 없도록 구현됐다는 의미다.
스마트어라운드는 '나우(Now)'와 '픽(Pick)' 두 가지 추천 리스트가 메인이다. 나우는 인기 척도를 기준으로 정렬한다. 먼저 다녀간 네이버 이용자 후기와 소비 패턴 분석을 통해 매일 최신정보를 반영한다. 각 장소의 위치, 시간, 연령, 성별에 따른 인기도 및 연관성, 업종 인기도를 통해 순차로 보여준다. 반면에 픽은 조금 더 개인 이용자 취향에 맞춘 리스트다. 이용자 본인이 저장 및 예약, 클릭한 정보에 기반한 추천 리스트를 보여준다.
같은 장소에서도 두 리스트는 미묘하게 다른 결과값을 내놓는다. 예컨대 충청북도 단양 인근에서 나우 탭에 들어가자 '주변 즐길거리'로 패러글라이딩이, 픽 탭에서는 남한강 절벽 위 투명다리인 '만천하스카이워크'가 표시된다. 충북 단양은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패러글라이딩 명소다.
그러나 평소 액티비티에 관심이 전혀 없는 이용자로 분류돼 개인 취향은 전망대를 추천한 것으로 해석된다. 두 리스트 모두 연계 시스템이 잘 짜여 있어 즉석에서 이용 시간 및 가격을 확인하고 '네이버 예약' 기능을 통해 바로 결제까지 가능했다.
네이버 앱 검색창에서 여행지 명칭을 검색하는 방식으로도 정제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네이버 데이터랩 분석에 의한 해당 지역 '인기토픽'을 알려준다. 마늘로 유명한 단양은 '마늘만두' '마늘떡갈비' '마늘순대' 등 음식이 차례로 표시된다. 지역 월평균 기온과 날씨, 사람들이 많이 찾는 시기도 알아볼 수 있다.
AI는 리뷰 신뢰성 확보에도 활용된다. 네이버는 상점 리뷰를 '영수증 리뷰'와 '블로그 리뷰'로 이분화했다. 영수증 리뷰를 쓰려면 해당 가게에서 결제한 이후 확보한 영수증을 스마트폰으로 인증해야 한다. AI가 영수증 사진을 스캔해 방문한 날짜와 메뉴를 자동으로 읽어낸다. 광고 게시글 비중이 지속 증가하는 블로그 리뷰와 실제 방문객 리뷰를 비교 분석하며 정보를 얻으라는 의미다.
실제로 분석 대상 빅데이터 중 블로그 비중이 크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절대 숫자가 적을수록 마케팅 업체 허위 리뷰를 걸러내기 어렵다. 허위 리뷰 수법도 갈수록 진화하는 모양새다. 언뜻 보면 정상적인 리뷰같지만 자세히 읽어보면 관련 단어만 짜깁기된 황당한 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AI가 선별한 '오늘의 인기 리뷰' 같은 리스트에서도 이 같은 가짜 리뷰를 추천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