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4세대 '쏘렌토' 첫인상은 아빠차다. 스포티한 느낌보다 듬직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실제 주 수요층은 30~40대 남성이다. 4세대 쏘렌토는 플랫폼, 디자인 등 모든 게 바뀐 신차다. 부드러운 디자인에서 카리스마 있는 디자인으로 탈바꿈해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스마트한 첨단 기능이 가장 마음에 든다. 반자율 주행 기능을 활용하면 운전자가 할일이 적어져 아이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주말과 명절 교통체증 속에서도 예민하지 않은 따뜻한 아빠가 될 수 있다. 인공지능(AI) '카카오i'를 활용하면 난처한 아이 질문에 대처도 가능하다.
쏘렌토는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차로 이탈 방지 보조(LFA)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운전자 주의 경고(DAW) △후방 교차 충돌 방지 보조(RCCA) 등이 탑재돼 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운전 스트레스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다.
시승날, 시간에 쫓겨 기아차 '쏘렌토'에 탑승했다. 차량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듣지 못했지만 다양한 안전·편의사양 덕에 적응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도심을 벗어나자 전 차량은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이런 상황에 해방감을 안겨준 건 쏘렌토 반자율 주행 기능이다. 앞차와 거리를 조절하며 멈춰섰다가 출발하기를 반복했다. 차량이 정지했을 때 잠시나마 자료를 살펴볼 잠깐의 심리적 여유도 안겨줬다.
반자율 주행은 운전 편의성을 높여준다. 정체구간 등에서 운전자 개입이 적어져 피로감을 덜어줬다.
시승구간은 서울 여의도 '서울마리나'를 출발해 경기도 양주 '헤세의 정원'까지 왕복 총 93㎞다. 자유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노고산터널 등을 거쳤다.
반자율 주행 기능을 활성화하면 가속, 제동, 조향 등을 차량이 제어한다. 차선을 변경할 때만 운전자가 개입하면 된다. 먼 곳의 차량까지 인식해 속도를 줄였고 다른 차량이 끼어들더라도 무리없이 주행했다.
커브 길에서도 핸들을 조작할 일은 많지 않다. 교차로에 있는 급격한 회전에서만 운전자 개입이 필요했다. 자동차업계 최고 수준의 현대기아차 반자율 주행 기능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듯했다.
고속도로에선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속도까지 제어한다. 제한속도를 제어해 과속단속 카메라에도 찍힐 우려를 없애줬다.
가장 유용한 건 길이 막힐 때다. 반자율 주행 기능에 차를 맡기면 피로감이 줄어든다. 운전에 대한 스트레스도 반감돼 정신 건강에 이롭다.
차량 크기에 비해 디젤 엔진 힘이 부족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앞차를 추월하거나 가속을 하는데 충분했다. 주행모드 중 스포츠모드를 선택하면 한층 더 속도감 있는 주행을 할 수 있다. 패들시프트가 있어 가속을 위한 기어 조작도 가능했다.
시승한 쏘렌토는 2.2리터 디젤 엔진 '스마트스트림 D2.2'에 습식 더블 클러치 변속기(DCT)인 '스마트 스트림 습식 8DCT'가 맞물렸다. 최고출력은 202마력, 최대토크는 45kg·m다. 복합연비는 14.1㎞/ℓ였으나 시승 시 16~17㎞/ℓ를 유지했다.
2열은 승합차처럼 독립시트가 적용됐다. 자녀 등 탑승자가 안락하게 탑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승합차가 보여주는 무릎공간을 원한다면 욕심이겠지만 불편하진 않다. 2열 문과 1열 좌석 뒤편, 2열 좌석 옆 그물망까지 수납공간도 많았다.
쏘렌토를 3열까지 갖췄다. 2열 시트 상·하단에 위치한 '워크인' 버튼을 누르면 2열 등받이가 전방으로 접혀 탑승이 쉬워진다. 다만 성인이라면 쪼그려 타야 해 불편하다. 3~4인 가구가 대부분이라 3열을 쓸 일이 많이 없긴 하다. 급히 필요할 때 가용할 수 있는 여분 자리로 생각하자.
충분한 트렁크 공간을 확보하려면 3열을 접어야 한다. 2~3열을 접으면 성인 2명이 눕어도 넉넉한 공간이 생긴다. 차에서 숙박하는 '차박'에도 충분한 크기다. 아이가 크지 않다면 3명까지도 시도할만하다.
2열을 접지 않고 트렁크를 열었다면 우측 측면에 위치한 '전자식 폴딩 스위치'를 활용하면 된다.
USB 포트, 컵홀더 등은 1열, 2열, 3열 모두 갖추고 있다. 장거리 운전에 답답함을 호소하는 아이를 '유튜브 키즈' 등으로 진정시키고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도 가능할 듯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개발한 능동형 공기청정시스템도 쏘렌토에 적용됐다.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면 스스로 내부순환모드를 작동한다. 바깥 공기 유입 시 농도가 치솟았지만 주행하다 보면 어느세 1~0㎍/m³로 떨어졌다.
주차 충돌방지 보조(RCCA), 후방교차 충돌방지 보조(PCA),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RSPA), 등 주차 시 차량 안전을 보호한다. 회차 지점 안내요원이 지시로 후진을 하던 중 의도치 않게 기능을 체험했다. 쏘렌토는 거침없이 제동해 운전자를 놀라게 했지만 차량은 지켜냈다.
쏘렌토 디젤 모델의 판매 가격은 트림별로 △트렌디 2948만원 △프레스티지 3227만원 △노블레스 3527만원 △시그니처 3817만원이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