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공포'로 전 세계가 휘청이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올해 성장이 예상된 5세대(5G) 이동통신 산업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지난해 4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한 이후 1년 동안 5G 네트워크 확장 및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정부와 민간이 노력했지만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장기화로 5G 산업에도 불확실성이 짙어가고 있다.
반면에 위기를 극복할 수단으로 5G 역할이 새롭게 조명되기도 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기업의 재택·원격 근무 전격 도입, 늘어난 영상통화 사용량, VR·AR교육 등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변화의 중심에서 국민의 안전한 일상생활을 돕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경직되고 있지만 5G는 지난해 세계 최초의 경쟁을 넘어 시장의 본격 개화와 5G 융합서비스 중심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국내 통신사를 비롯한 기업들은 5G 관련 투자를 상반기로 앞당기고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등 5G 기반 서비스와 사업 발굴에 속도를 본격화하며 시장 침체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많은 기업이 높은 수익 창출이 예상되는 기업간 온라인거래(B2B) 서비스 분야에 집중하고 있으며, 실제로 제조 산업의 5G 도입률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5G로 연결하고 활용하게 하는 '스마트공장' 솔루션은 중견·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계에 큰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제조 산업 밸류체인에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AI) 서비스 융합을 통해 소비자 만족 극대화를 추구하는 '5G 서비타이제이션'이 주목받고 있다. 독일의 로봇 제조기업인 '쿠카'는 실물 로봇뿐만 아니라 제조 현장에서 가동률을 높이는 서비스 모델도 함께 판매하는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 로봇팔 데이터를 수집해 마모율을 분석하고, AI를 활용한 고장 여부 및 부품 교체를 위한 사전 주문을 통해 가동률을 극대화하는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미국 나스닥 상장 기업 코그넥스가 한국의 머신비전 스타트업을 1억9500만달러에 인수, 화제가 됐다. 우리나라 스타트업에 대한 글로벌 인수합병(M&A) 가운데 최대 규모로, 5G를 바탕으로 AI·머신비전·슈퍼컴퓨팅 등이 결합된 제조혁신 분야 성공 사례로 플랫폼 서비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여 줬다.
기존 제조업이 제품 생산과 판매에 그쳤다면 이제는 차별화한 서비스가 기업의 매출 및 수익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됐다. 혁신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기업·국가가 5G 시장의 최종 승자가 될 것이다.
5G는 우리 삶에 가까이 다가와 있다. 5G 기반 응용서비스 구현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와 테스트베드 지속을 통해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 출시를 지원하는 인프라 조성,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한 정부의 마중물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다양한 혁신 서비스가 사회에 안착하도록 법·제도 환경 마련도 시급하다. 최근 신산업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규제로 인해 사업에 차질을 경험한 기업 비중이 47.5%에 이르렀다. 규제 적극 완화와 다양한 이해관계의 조정 합리화를 통해 5G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는 정책 지원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가 선도 구축한 5G 레퍼런스에서 중소기업이 갖춘 강점과 경쟁력을 혁신 서비스로 결합시켜 나간다면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뛰어넘어 글로벌 주도권을 장악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글로벌 스타 기업 등장, 킬러서비스 출현과 함께 대한민국이 5G 강국으로 흔들림 없이 도약하길 기대한다.
황규순 위즈코어 이사 hwkyso@wiz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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