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는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로 승부의 향배를 좌우해왔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도성향을 띠었기 때문이다. 승부처였단 얘기다. 이번 선거에서 세종시가 분구, 총 28석이 걸려있는 가운데 충청도 민심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대전 서구갑…박병석 vs 이영규
대전시에서 가장 주목받는 격전지다. 주요 후보 간 대결이 지난 17대 총선을 시작으로 다섯 번째다. 5선인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현역인 지역으로 이번 총선에서도 단수 공천을 받고 출마했다. 미래통합당에서는 이영규 당협위원장이 후보로 맞선다.
박 후보는 '한결같은 사람, 큰 일꾼 박병석'이라는 슬로건을 걸었다. 규모가 큰 공공기관을 유치하고,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공약도 밝혔다. 이 후보는 '새 일꾼론'을 앞세우며 가장 우선하는 공약으로 교통 편익 증대를 제시했다.
도시철도 2호선 지선 설치, 도안동로 확장공사 조기 시행 등으로 주민 출퇴근시 상습 교통체증에 따른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세종을…강준현 vs 김병준
세종시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다. 이 대표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세종시장과 세종시의원 17명 중 16명이 민주당 소속으로 여당세가 두드러진 곳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갑·을 두 곳으로 분구됐다. 인구 증가가 이유지만 정치적 위상도 커지고 있어 양보할 수 없는 전략지역이다.
특히, 세종을은 누가됐든 '포스트 이해찬'의 자리를 다지는 선거가 될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민주당은 강준현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을, 미래통합당은 노무현 정부에서 행정중심의 수도로 세종시를 구상한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을 후보로 내세웠다.
두 후보 모두 행정수도 완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강 전 부시장은 수도권 유입을 위해 국회세종의사당,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를 약속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세종시를 특별자치시라는 이름에 걸맞는 자치권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공주·부여·청양…박수현 vs 정진석
공주·부여·청양은 충청남도 최대 빅매치가 벌어지는 지역구다. 문재인 정부 첫 청와대 대변인을 거쳐 국회의장 비서실장을 지낸 박수현 전 의원과 미래통합당에서 원내대표까지 지낸 4선의 정진석 의원이 대결한다. 박 전 의원은 19대 총선, 정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상대를 제치고 당선됐다. 세 번째 대결에서 누가 승리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충남 현역의원 중 최다선인 정 의원이 박 전 의원의 공세를 막아내고 충남 최초 국회의장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지도 이목이 쏠린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기초지자체장 모두 민주당이 가져간 것은 넘어야할 숙제다.
박 전 의원은 제1호 공약 금강 국가정원 조성을 통해 경제와 문화가 흐르는 수상 실크로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 의원은 정권심판론을 내세우며 충남혁신도시 지정 및 공공기관 이전 추진을 공약했다.
◇청주 흥덕…도종환 vs 정우택
충북 선거구의 백미는 청주 흥덕구다.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도종환 민주당 의원과 4선인 미래통합당 정우택 의원이 맞붙는다. 현역 의원 간 대결이다.
청주 흥덕구는 지난 16년 동안 단 한번도 보수 정당이 차지하지 못한 진보 진영 텃밭이다. 도 의원에 앞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역구이기도 했다. 통합당은 이를 공략하기 위해 정 의원을 차출, 선거구를 옮기도록 했다.
두 후보 모두 바이오산업 육성을 통한 지역 발전을 최우선 공약으로 삼았다.
도 후보는 청주를 세계보건기구 공인 국제안전도시로 육성하고 오송을 세계 3대 바이오클러스터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 역시 오송 바이오 제3국가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1·2산업단지와 연계, 세계적인 바이오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KTX 세종역 신설 저지로 오송역 위상을 유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충청=강우성기자 kws924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