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케이뱅크는 지난 6일 열린 이사회에서 5949억원 규모 신주 1억1898만주 발행을 의결했다. 주금납입일은 6월 18일이다.
주주 배정으로 현재 지분율에 따라 신주를 배정하고 실권주가 생기면 주요 주주사가 이를 나눠 인수하는 방식이다. 예정대로 주금 납입이 완료되면 케이뱅크 총 자본금은 1조10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 통과 무산으로 KT가 그룹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 유력해보인다.
현재 이사회가 결의한 유상증자 규모는 지난해 케이뱅크가 KT 지분 확대를 전제로 추진했던 규모이기도 하다.
당시 KT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최대주주 등극이 무산돼 유상증자도 덩달아 276억원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이번에 다시 6000억원에 가까운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것은 KT가 리딩주주 역할을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공론화 한 것이다.
한편 임시 국회에서 법 개정이 무산되면 KT 자회사를 활용하는 플랜B가 가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뱅크의 주요 주주 간 지분 정리 과정에서 한국투자증권이 공정거래법 이슈로 지분을 넘겨받을 수 없게 되자 자회사인 한투밸류자산운용이 해당 지분을 양도받은 사례를 따르는 방안이다. KT가 지분을 늘릴 수 없다면 KT의 자회사가 대신 구원 등판해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시나리오도 가능성이 있다.
자회사로는 비씨카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케이뱅크 새 행장에 이문환 전 비씨카드 사장이 선임되면서 '비씨카드 우회 증자 방안'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케이뱅크 주주는 보통주 기준으로 KT(10%), 우리은행(13.79%), NH투자증권(10%), 케이로스 유한회사(9.99%), 한화생명(7.32%), GS리테일(7.2%), 케이지이니시스(5.92%), 다날(5.92%) 등으로 구성됐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
길재식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