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미래차SW 개발 속도…인도연구소 '제2 R&D 거점' 확대

자율주행·센서 인식 알고리즘 집중
현대차 싱가포르 혁신센터 추진 이어
글로벌 기술연구소 협업 체계 강화

현대모비스, 미래차SW 개발 속도…인도연구소 '제2 R&D 거점' 확대

현대차그룹이 '코로나19' 여파에도 미래자동차 기술 확보를 위한 해외 연구개발(R&D) 거점을 늘린다. 최근 현대차가 싱가포르에 '현대 모빌리티 글로벌 혁신 센터'(HMGICs) 설립 계획을 밝힌 데 이어 현대모비스가 인도연구소 확대·운영 계획을 확정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지 우수 인력 채용만 아니라 글로벌 R&D 네트워크 협업 체계까지 강화, 미래차 기술 선점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는 인도 하이데라바드에서 운영하고 있는 인도연구소 인근의 신규 정보기술(IT) 단지에 제2 연구 거점을 추가로 구축하고 확대·운영에 들어간다고 13일 밝혔다.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차량용 소프트웨어(SW) 개발과 안정성 확보 강화 차원이다.

전 세계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투자가 위축되는 상황이지만 현대차그룹은 오히려 위기를 미래차 대응 기회로 삼고 있다.

인도연구소는 차량에 적용되는 각종 SW의 현지 개발과 검증을 담당하며, 국내 기술연구소와 협업하고 있다. 700여명이 근무하는 SW 전문 연구소로, 4000여명이 근무하는 국내 연구소 다음으로 큰 규모다. 제2 연구 거점 확대를 앞두고 우수 인재 확보를 지속해 왔다.

인도연구소가 개발·검증하는 대표 아이템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애플리케이션(앱), 에어백제어장치(ACU), 전자식제동장치(MEB5), 오토사(AUTOSAR) 플랫폼 등 차량용 전장부품이다.

현대모비스는 제2 연구 거점 확대를 통해 미래 자율주행 SW 개발, 관련 현지 R&D를 강화할 방침이다. 과거와 달리 자율주행에서 SW 중요성이 커진 데 따른 전략이다.

기존 제1 거점은 IVI, 섀시제어장치(MDPS·ABS·전자현가 등), 에어백제어장치(ACU) 등 양산 제품의 SW를 검증·개발하고 인도 현지 고객사를 위한 맞춤형 제품 개발을 담당한다.

제2 거점은 자율주행과 주차를 위한 제어 로직, 자율주행용 센서(카메라·레이더·라이다) 인식 알고리즘에 집중한다. 양산 개발 지원을 위한 각종 제어 로직을 개발하고, 딥러닝 기반의 영상 인식 알고리즘과 신호처리 알고리즘을 통해 자율주행 센서 데이터 정확도를 향상시킨다.

자율주행 SW 신뢰성을 높이는 SW 성능 육성 툴 개발도 추진한다. 대표적으로 다양한 주행 상황이 모사된 PC 기반의 가상 환경 시뮬레이션을 통한 영상 인식 알고리즘 학습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기술연구소 간 R&D 네트워크 협업 체계도 강화한다. 글로벌 R&D 인력은 5000여명에 이른다. 국내 기술연구소는 R&D 헤드쿼터로서 현대모비스 기술 개발 로드맵과 전략을 수립하고, 해외연구소와 협업해 미래 자동차 기술 개발 선도 역할을 수행한다.

동시에 해외 연구소가 독자적으로 현지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기술 전문성과 역량을 강화한다. 현지 특화 기능을 적용한 제품 개발 주도는 물론 설계와 평가 시스템까지 현지에서 담당하는 완결형 연구소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코로나19에도 계획한 대로 인도연구소 확대 운영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미래차 기술 선점을 위해 연구소 간 상호 긴밀한 협력을 이어 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보다 앞서 지난달 30일 싱가포르에 HMGICs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수천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이 센터는 '개발-생산-판매' 등 자동차 비즈니스 전반을 아우르며, 새 시장·고객 창출을 위한 전초기지로 운영될 예정이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