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연구개발(R&D) 수행 중소기업을 위한 전용 벤처투자 지원 프로그램이 생긴다. 미래산업, 바이오·의료,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등 5개 테마로 R&D 수행 기업을 구분해 민간 벤처캐피털(VC)의 투자 유치를 지원하는 게 골자다.
국가 R&D 성공 확률을 높이는 한편 유망 중소기업에 투자자금 유치를 도와 '스케일업' 기회를 늘리기 위한 조치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기술정보원은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기존에 운영해 오던 테크업(TechUp) 프로그램을 확대·재편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R&D 지원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 가운데 업력 7년 이하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IR)를 지원하고, 전문투자자와 데모데이 등을 통해 후속 벤처투자를 유도한다. 기정원은 늦어도 이달 중에 프로그램을 수행할 위탁사업자를 선정한다.
프로그램 재편에 따라 기정원은 창업기업 중심으로 총 100개 기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가상현실(VR)·드론, 스마트제조 등 4차 산업혁명 분야를 비롯해 △바이오헬스·시스템반도체·미래차 등 BIG3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지식서비스 △임팩트 투자 등 크게 다섯 가지 분야가 대상이다. 선정된 기업에는 전용 대규모 IR 프로그램과 크라우드펀딩 진출, 해외 VC와 연계 등을 제공한다.
기정원이 민간 VC와 연계 투자 확대를 추진하는 이유는 국가 R&D 사업의 사업화 성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다. 특히 올해부터 한국벤처투자가 직접 운영하는 R&D매칭펀드가 총 500억원 규모로 신설되는 만큼 R&D 수행 기업에 대한 투자 자금 여력도 있다.
R&D매칭펀드는 민간 VC가 발굴한 초기창업 기업의 R&D에 한국벤처투자가 동일한 자금을 매칭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예컨대 VC가 유망 기업을 발굴해 5억원을 투자했다면 한국벤처투자가 매칭투자하는 5억원을 전액 R&D 비용으로 쓸 수 있는 셈이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가 R&D 사업은 실제 사업화로 연결되기에 다소 부족한 경우가 많았던 게 사실”이라면서 “국가 R&D 수행 중소기업에 민간 VC 투자를 연계하면 기술 개발 성과를 높이면서 실제 사업화 공산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