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세계최고와 협업, 영주권획득, 국가전략... 해외 게임특화 도시

[이슈분석]세계최고와 협업, 영주권획득, 국가전략... 해외 게임특화 도시

해외 유수 게임사들 역시 판교처럼 한 도시에 자리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게임사가 모여있는 곳은 샌프란시스코와 LA를 연결하는 권역이다. 비행기로 1시간, 차량으로 6~7시간 걸리는 거리다.

베이 아레나 근처에는 게임사가 300개 이상 존재한다. EA, 슈퍼셀, 퍼펙트월드, 오큘러스 징가 등이 위치하고 세계 게임사 대부분이 이곳에 지사를 설립한다. 엔씨소프트웨스트 자회사 아이언타이거 스튜디오, 넥슨 자회사 픽셀베리 스튜디오가 자리한다. 넷마블 자회사 카밤과 잼시티도 스튜디오를 두고 있다.

성공한 사람과 네트워킹 하고 함께 일하기 위해 살인적인 물가를 감수하고 몰려든다. 세계 최대 개발자 콘퍼런스 GDC가 매년 모스콘센터에서 열린다.

실리콘밸리 고급 인력이 게임과 연관을 맺는 경우가 잦다. 역으로 게임 개발에 관심을 뒀던 인력이 IT 회사와 연을 맺기도 한다. 덕분에 새로운 결합이 일어난다. 스트리밍 게임플랫폼(구글)이나 피트니스 게임(스트라바), 디지털치료제(아킬리), 포켓몬고(나이언틱) 등이 탄생했다.

LA권역에는 300개 이상 게임회사를 비롯해 컴퓨터그래픽스(CG), 시각효과(VFX)회사가 자리 잡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 CG 산업도 활발하다.

이곳에 인재가 모여드는 이유는 최고와 함께 일하고자 함이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라이엇게임즈, 스카이바운드, 옵시디언, 킹닷컴, 소니 산타모니카 스튜디오, 아머게임즈 등 탑티어 회사가 모여있다. 세계 최대 게임쇼 E3가 LA 심장부에서 개최되고 e스포츠 열기도 뜨겁다.

텍사스는 떠오르는 집적지다. 실리콘 밸리에 빗대어 실리콘 힐이라 불린다. 파격적인 세금지원이 있다. 법인세·개인소득세가 0%다. 생활비·주거비·임대료가 캘리포니아보다 저렴하고 대학과 연계한 풍부한 인적자원도 강점이다. 미국 내 주요 도시를 비행기로 3~4시간 안에 갈 수 있는 교통여건도 갖췄다.

텍사스에는 바이오웨어, 위자드 오브 코스트, 베데스다, 이드소프트 등 180개 이상 게임사가 자리한다. 이중 102곳이 주도 오스틴에 위치한다. 오스틴에서는 매년 3월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WSX)'가 열린다. 음악, 게임, 영화를 하나의 생태계로 통합한 축제다. 콘텐츠를 도구로 도시잠재력과 지역 정체성을 강화했다.

시애틀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중심으로 한 투자와 인수, 창업과 엑시트가 활발하다. 닌텐도, 번지, 밸브, 슬래지해머, 엔씨소프트 자회사 아레나넷 등 167개사가 위치한다. 샌프란시스코보다 싼 물가와 개방적인 도시 분위기가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대규모 매니아 페스티벌 '사쿠라 컨벤션', 코믹콘 시애틀 버전 '에메럴드 시티 코믹콘'과 게임전시회 '팍스'가 열린다.

밴쿠버는 시애틀 권역으로 묶인다. 핫헤드게임즈, 렐릭엔터테인먼트, 래디컬엔터테인먼트 등이 위치한 캐나다 게임 산업 핵심지다. 미국보다 비교적 빨리 영주권을 얻을 수 있어 시애틀 영향권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중국은 국가가 전략적으로 키우는 베이징 중관춘 지역과 자생적으로 발생한 선전 화창베이에 게임사가 몰려있다. 베이징 게임특구는 중관촌 창업특구와 같은 지역이다. 베이징대, 칭화대, 인민대 등 고등교육기관 150개 이상이 밀집해있다. 매년 20만 명이 넘는 대졸자가 배출된다.

시는 게임인재연구개발센터, e스포츠 산업기지, 게임 사회 응용 추진센터, 게임 이론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중국 중앙정부는 연구개발 지원을 위해 2020년 50억위안을 시작으로 연평균 100억위안 규모를 무상 지원한다. 선전에는 텐센트, 중국모바일게임유한회사(CMGE) 등이 기반을 두고 있다. 홍콩과 가까워 비교적 분위기가 자유롭다. 젊은 인재들에게 매력적이다.

시가 전액설립을 지원한 난팡과학기술대를 중심으로 베이징대 선전캠퍼스, 홍콩과학기술대, 케임브릿지대 선전캠퍼스, 로모노소프모스크바국립대학, 버클리대학원 등이 인력을 배출한다. '베낀 게임'을 만들던 나라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게임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일본은 도쿄권역에 169개 게임사가 몰려있다. 일본 정부는 도쿄 타케시바 지역을 '디지털X콘텐츠' 특구로 정했다. 특구에 한해 적용되는 규제 완화를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발굴하고 원래 잘하던 사업을 한 차원 더 발전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미 대학, 대중교통, 미디어 인프라가 갖춰져있던 덕분이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