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톱10' 반도체 회사들의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수요 침체에도 불구, 상위 10개 업체 중 6개 매출이 오름세를 기록했다.
7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인텔, 삼성전자, TSMC,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상위 10개 반도체 회사의 올 1분기 매출 합계가 724억8700만달러(약 88조956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625억4300만달러)보다 16% 증가했다고 밝혔다.
IC인사이츠는 종합반도체업체(IDM), 파운드리, 팹리스 등 다양한 반도체 회사를 망라해 매출을 분석했다.
1분기에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세계 경제가 움츠러들었음에도 기업간거래(B2B)용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며 상위 10개 업체 가운데 6개 업체 매출이 증가했다.
매출 1위는 지난해보다 23% 늘어난 195억달러를 기록한 인텔이 차지했다. 인텔은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 분야에서 95%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등이 증가하면서 인텔의 데이터센터용 CPU와 메모리 제품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와 같은 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15% 증가한 148억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 안에 들어가는 메모리 수요는 줄었지만, 서버용 D램 판매가 증가하면서 위기 요인을 상쇄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가 3위에 올랐다. 순수 파운드리 업체로는 유일하게 톱10 안에 들었다. 시스템반도체 호황과 7㎚(나노미터) 공정 구현이 맞물려 45% 성장세를 보였다.
뒤를 이어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브로드컴, 퀄컴 순으로 자리했다. 1위부터 7위까지 순위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변동이 없어, 기존 반도체 강자들의 활약이 이어졌다.
IC인사이츠는 “반도체 10위 업체 성장률이 반도체 업계 전체 성장률(7%)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하이실리콘과 미국 엔비디아가 새롭게 10위권 안에 진입했다. 화웨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은 매출이 1년 새 2배가량 증가한 26억달러를 기록해 두각을 나타냈다. 이 회사는 TSMC 7나노 공정을 통해 자사 첨단 시스템온칩 '기린990'을 양산했다. 또 5나노 제품 양산을 위해 TSMC와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용 반도체 수요가 감소했지만 B2B용 반도체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며 “2분기에도 데이터센터 제품을 중심으로 출하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