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많이 힘들겠어요.”
최근 가장 많이 듣는 안부 인사다. 코로나19로 인해 디스플레이업계는 물론 모든 산업이 재난 수준 이상의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과거 어려운 상황에서 매번 외치던 '위기를 기회로'라는 구호가 지금처럼 모든 것이 멈춘 상황에서는 현실로 느껴지지 않기도 한다.
언택트(비접촉), 홈트족(집에서 운동하는 사람들) 등 현재 상황을 정의하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 급격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상당수의 직장인은 재택 근무로 출근을 대체하고,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는다. 공연 문화, 스포츠, 여행, 식습관, 종교 활동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접하지 못한 일상의 디지털화가 가속되고 있다. 우리가 알아야 할 정보 양과 콘텐츠 소비 시간이 늘면서 디스플레이와 함께하는 시간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디스플레이에 노출되는 시간이 늘수록 신체가 느끼는 피로도가 상승하기 때문에 건강에 대한 인식과 올바른 디스플레이 사용법에 관한 고민도 깊어진다.
제조사들은 그동안 소비자 이목을 끌기 위해 더 밝고 화려하고 자극 강한 화질을 추구했다. 그러나 소비자는 디스플레이 사용 시간에 비해 피로도 적고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는 제품에 호감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선진 시장에서는 건강 및 친환경 요소가 구매 요소로 고려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기술은 TV 기준 브라운관에서 액정표시장치(LCD)로, 다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발전했다.
세계 시장에 판매되는 OLED TV는 더 이상 고소득층만을 위한 제품이 아니다. 일반 소비자의 70% 이상이 OLED TV를 인지하고 있는 것은 물론 고화질 콘텐츠를 원작자 의도대로 가장 자연스럽게 보여 주는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OLED 패널은 무한의 명암비를 나타내는 자연의 빛을 있는 그대로 사람 눈에 전달한다. 각 화소를 개별 구동시켜 밝기를 제어하기 때문에 적은 소비전력으로 충분히 밝은 화면을 구현한다. 또 고휘도 백라이트로 구동되는 LED 기술보다 블루라이트 발생량이 적어 장시간 콘텐츠를 시청해도 눈 피로도가 덜하다.
LG디스플레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각국의 TV 제조사에 OLED 기술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2월 OLED TV용 패널 누적 출하량은 1000만대를 돌파했다. 오는 2023년 연 1000만대 생산 능력과 기술력 확보를 위해 '내추럴 리얼리티'(있는 그대로 보여 주는)를 핵심 가치로 하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공간을 재해석한 '롤러블 TV', 시선을 가리지 않는 '투명 디스플레이', 패널 정면에서 소리가 나고 시청 거리에 맞게 구부려서 몰입도를 높이는 '게임 전용 디스플레이' 등 기존 LED 기술로 구현할 수 없는 차별화 제품이 등장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생활 방식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급격한 디지털화와 코로나19 사태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스마트홈, 인공지능(AI) 등 사물인터넷(IoT) 제품 전반에 걸쳐 소비자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 OLED는 디스플레이 기술의 정점이며 미래를 이끌어 가는 새로운 경험의 시작점이다. 한국의 첨단 이미지를 세계에 각인시키고 있는 OLED가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희망이 되길 기대한다.
김광진 LG디스플레이 OLED Space Project 리더 kjkim1@lgdispl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