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확산하는 상황이지만 일상생활과 방역조치를 병행하는 '생활 속 거리두기'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장기화를 고려한다면 우리는 위험을 감수하고 일상으로 복귀해야만 한다”면서 “종식될 때까지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을 계속 멈춘다면 우리 사회가 감당해야 하는 손실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차장은 “이번 이태원 클럽 사례를 대처하는 과정은 앞으로의 상황을 대비하는 시험무대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가 성공적인 방역성과를 만들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생활 속 거리두기 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0일 정오 기준으로 서울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54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초중고 등교 개학 연기 여부도 역학조사 추이를 지켜본 후 결정하기로 했다. 박 차장은 “역학조사 초기 단계여서 이태원 클럽 감염 영향의 판단에 한계가 있다. 학생들의 등교 일정을 지금 당장 결정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면서 “확산 추이를 지켜보고 학교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이른 시일 내에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는 등교 개학 실시에 앞서 학생 개개인의 상태를 암호화해 관리할 수 있도록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학생 건강상태 조사 기능을 추가했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문자, 이메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인터넷 기반 설문조사 URL을 보내는 기능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경기도가 이태원 일대 유흥시설 등의 방문자에게 '대인접촉 금지 명령'을 내린 것과 관련해 방역에 도움이 되는 방안이라고 판단한다며 전국 확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확산하자 전국 유흥시설에 대해 운영 자제를 권고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일부 지자체는 사실상 영업금지 효과를 내는 집합금지 명령을 추가했다. 특히 경기도는 여기에 더해 지난달 29일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이태원 6개 클럽과 논현동 블랙수면방을 다녀간 출입자에 대해 코로나19 감염검사와 대인접촉 금지 명령을 발령했다.
박 차장은 “대인접촉 금지 명령의 실효성이 담보된다면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해 방역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인접촉 금지 명령의)실효성 여부,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지 등을 검토해서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여부를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일반 국민의 코로나19 항체 보유율을 확인해 집단 내 면역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항체가(면역도) 조사를 이달 말부터 시행한다.
조사는 일반 국민의 대표성을 갖는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잔여 혈청 10세 이상 7000여건과 코로나19 집단발생 지역인 대구·경북지역 주민 혈청을 이용해 1000여건을 이용해 시행된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문보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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