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전자 변이 발생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현재까지 우려할 만한 변이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14일 발표됐다.
질병관리본부와 명지병원, 캔서롭 등 다학제 연구팀은 명지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은 확진환자 6명에서 분리한 8건의 코로나 바이러스 유전체를 분석, 바이러스의 특성과 변이를 연구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체분석은 바이러스의 특성과 변이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다. 유전체분석을 통해 계통군을 분석하면 감염경로를 확인할 수 있고 백신 개발에 필요한 핵심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이번 연구 대상에는 대구, 경북을 비롯해 수도권 확진자 등이 포함돼 있으며 경증과 중증 환자, 완치 및 사망자 등이 고루 포함돼 있다.
연구 결과 대구 경북지역 확진자로부터 검출된 바이러스는 동아시아지역의 B형 계통군으로, 다른 지역 확진자들의 바이러스인 유럽형 C형과는 계통군에서 차이를 보였다. 이는 바이러스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전파경로를 파악할 수 있다는 역학 연구의 사례로 보여진다. 전파력과 치명도에서 차이가 있다고 알려진 L형과 S형 바이러스도 각각 검출됐으나 임상적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추가로 바이러스가 숙주세포로 침투해 생산하는 RNA 전사체도 함께 분석하고 있으며 더 자세한 내용은 곧 논문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에서 명지병원은 환자 시료와 임상정보를 제공하고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배양을 담당했다. 바이러스의 염기서열 분석은 코로나19 RT-PCR 진단키트 개발사인 바이오벤처 캔서롭에서 이뤄졌다.
명지병원은 질병관리본부와 공동으로 '코로나19 국제 임상 공동연구 기반 확보를 위한 전향적 임상 코호트 연구' 와 '코로나19 임상특성에 기반한 임상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개발' 등 2건의 다른 연구도 진행 중이다.
최강원 명지병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체에 대한 추가적 정보를 제시함으로써 바이러스의 변이를 이해하고 역학조사의 새로운 방편을 모색한 것”이라며 “이는 백신과 새로운 치료전략을 개발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