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이 올 1분기 코로나19 쇼크로 인한 이익 감소에도 투자를 22%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동기 대비 1조원 이상 늘었고, 포스코와 GS, 한진, SM, KT 등도 1000억원 이상 투자액이 증가했다.
17일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4개 대기업집단(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부영, 한국지엠, 중흥건설, 장금상선, IMM인베스트먼트는 제외) 중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373개 계열사 실적 및 투자를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56조6898억원, 14조87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7.1%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39.1%(9조5607억원) 급감한 수치다.
같은 기간 투자는 17조8379억원에서 21조7754억원으로 22.1%(3조9375억원) 늘었다.
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내수 및 수출 모두 큰 타격을 입으면서 기업 실적은 전반적으로 줄었지만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오히려 투자는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대상 59개 대기업집단 중 투자를 늘린 곳이 34곳에 달했고, 계열사 373개사 절반이 넘는 190곳도 작년에 비해 투자액이 증가했다.
그룹별로 보면 투자를 가장 많이 늘린 곳은 삼성으로 작년 1분기 3조7298억원에서 올 1분기 7조27억원으로 3조2729억원(87.8%) 급증했다. 전체 대기업집단 중 투자 증가액이 1조원을 넘는 곳은 삼성이 유일했다.
다음으로 포스코(4401억원), GS(2718억원), 한진(2615억원), SM(2382억원), KT(2099억원) 등이 1000억원 이상 투자를 늘렸다.
반대로 SK는 4조2978억원에서 3조8698억원으로 1분기 투자액이 4280억원(10.0%) 줄었고, 신세계(1735억원)와 LG(1522억원) 등이 1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기업별 역시 삼성전자가 3조724억원에서 두 배에 달하는 6조4651억원을 투자, 올 1분기 지난해 동기에 비해 3조3926억원(110.4%) 증액했다.
다음으로 SK텔레콤(3465억원), 포스코(3164억원), LG유플러스(2952억원), 대한항공(2246억원), KT(2074억원), GS칼텍스(2018억원), 대한해운(1983억원), 현대모비스(1469억원) 등이 1000억원 이상 늘렸다.
이 중 대한항공과 GS칼텍스는 작년 동기에 비해 영업손익이 적자전환했고, 포스코(-45.0%)와 삼성전자(-22.2%), 현대모비스(-19.3%), SK텔레콤(-15.7%) 등도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상황에서 투자 증가액 상위권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SK하이닉스(-6518억원)와 LG디스플레이(-2806억원), LG화학(-2704억원), SK이노베이션(-2218억원), 이마트(-1676억원), CJ제일제당(-1442억원) 등은 1000억원 이상 투자를 줄였다.
투자 규모로는 삼성전자(6조4651억원)와 SK하이닉스(2조2346억원), KT(1조1970억원) 등 3곳이 조 단위 투자를 진행했다. 이어 현대자동차(9284억원), LG유플러스(8920억원), SK텔레콤(8362억원), 포스코(7221억원), LG화학(6423억원), 대한항공(3731억원), LG디스플레이(3634억원) 등이 투자액 상위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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