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이달 수요예측에 돌입한 기업이 일제히 높은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올해 IPO 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팜이 오는 17일과 18일 기관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고 코로나19 영향으로 바이오주가 상승 기류를 타고 있어 하반기 상장을 앞둔 기업의 수요예측 성적표에 관심이 집중된다. 초저금리로 갈 곳 잃은 자금이 주식은 물론 공모주 청약으로도 몰리는 분위기다.
최근 수요예측을 마친 예비 상장사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증시에서 저평가받을 수 있는 문제를 피해 상장 일정을 늦췄는데 최근 증시가 회복한데다 바이오를 중심으로 시장 관심이 커지면서 수요예측에 흥행했기 때문이다.
이달 가장 먼저 수요예측을 실시한 SCM생명과학은 지난 2일과 3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공모가를 밴드 최상단인 1만7000원으로 결정했다. 국내외 1235개 기관이 참여해 1032.17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 경쟁률은 814.91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만 2조4936억원이 몰렸다. 이 회사는 세포치료제 전문기업으로 고순도 줄기세포치료제와 면역항암제 등 바이오 신약을 개발한다.
이후 수요예측을 실시한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기업 엘이티도 공모가 희망밴드 최상단 7800원과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1255.9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5년 동안 꾸준히 실적이 증가한 점이 장에서 높게 평가받았다.
이에 비해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입성에 재도전한 젠큐릭스는 지난 10일과 11일에 걸쳐 기관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희망 밴드 하단인 2만2700원으로 공모가격을 결정하고 공모주식도 20% 줄였다. 의무보호예수 기간이 짧아 상장 후 주가 변동폭이 커질 우려가 제기됐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투자자 불안심리도 감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젠큐릭스가 희망공모가를 밴드 하단으로 결정했지만 수요예측을 앞둔 대어들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여론조사 기업 마르코밀엠브레인(15일), SK바이오팜(17일), 복제약 제조와 의약품 위탁생산 기업 위더스제약(18일), 유전체분석 기업 소마젠(22일), 디스플레이 장비기업 신도기연(22일), 인공지능·빅데이터 소프트웨어 기업 솔트룩스(29일)가 이달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최근 주식으로 개인 자금이 몰리면서 자연스럽게 공모주 청약에도 관심이 커졌다고 해석했다. IPO 대어로 꼽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카카오게임즈도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해 하반기 공모주 청약 시장이 더 달아오를 가능성이 있다. 기관투자자는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떠오를 기업을 찾고 개인투자자는 초저금리로 딱히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서 주식과 공모주 청약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 상장주관사 관계자는 “공모주 청약은 증거금에 비례해 주식이 배분되므로 경쟁률이 높으면 거액을 넣어도 몇 주만 배정받기도 한다”며 “상장 당일 주가가 치솟았다가 차익 실현을 하는 경우가 많고 공모가를 하회하는 가격이 형성되기도 하므로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코로나19로 바이오株 IPO 상승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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