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의 블록체人]<3>플랫폼 노동 문제를 해결하는 탈중앙화 솔루션

[김종현의 블록체人]<3>플랫폼 노동 문제를 해결하는 탈중앙화 솔루션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으로 바뀌며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고 있다. 만나지 않고도 일하는 비대면 경험을 통해 만나야 일이 된다고 생각하던 선입견을 바꾸고 있다.

퓰리처상을 3번이나 수상한 토마스 프리드먼이 뉴욕타임스 컬럼에 “세계는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나뉠 것”이라고 했다.

향후 코로나19가 진정된다 하더라도 그 이전으로 복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비즈니스 활성화를 통해 글로벌 소통 문화에 지속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여행제한으로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산업 뿐 아니라, 마스크를 탈착할 수밖에 없는 음식점도 매출이 급감하며 생존에 직격탄을 맞았다. 서로 만나는 것을 꺼려해 식당에 가지 않고 이 자리를 배달음식이 대체했다.

영세식당 매출은 급감한 반면, 늘어나는 배달료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국내 주요 언론에 따르면 배달통과 요기요를 소유한 독일기업 딜리버리 히어로가 배달의 민족을 4조7500억원에 인수하면서 국내 배달시장을 거의 장악한 후 영세식당 배달 수수료가 대폭 인상됐다고 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배달기사는 약 52만명이고 택배와 음식 배달로 이뤄지는O2O 서비스 분야 중 배달대행사 매출이 8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배달 수수료 전체 매출 1조7000억원의 절반에 이를 정도다. 배달 수수료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다계층(주문앱 플랫폼사, 배달대행사, 배달대행 지사, 배달기사, 음식점주)구조다. 자영업자는 배달의 민족과 쿠팡이츠 같은 주문 앱 플랫폼에 중개 수수료와 광고비를 낸다.

생각대로, 바로고, 부릉 등과 같은 배달대행사는 음식점주와 위탁계약을 통해 지역 단위로 관리하고, 배달대행 지사는 배달대행본사 또는 주문 앱 공급사에 사용료를 지불한다.

자영업자와 배달기사 또한 각각 배달료(약 3500원)와 10%의 배달정보 정보이용료(건당 약 350원)를 내야한다. 이러한 구조적 모순은 플랫폼 노동자로 불리는 배달기사에도 영향을 미쳐 목숨을 담보한 신속배달과 다음 배달 콜을 더 잡으려는 주행 중 통화를 감수한다. 예외적으로 배달의 민족과 직접 계약한 2000여명의 배민라이더스가 있지만 대부분 배달기사는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이륜차 사고 분석 결과 배달 앱이 나오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사고 건수와 사상자가 감소했지만, 배달 앱이 활성화된 2013년부터 증가로 돌아섰다. 매일 180여건의 사고(1명 사망)가 발생했다. 이륜차 사고 중 청소년 사상자 36%로 청소년 산업재해 원인 1위가 되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는 판매자와 구매자 간 정보 비대칭성을 이용해 독점적 지위를 가지게 된다. 이로 인해 배달기사를 비롯한 임시고용직을 플랫폼 노동자라고 하는 노동의 불안정성을 야기하는 폐단도 나오고 있다. 특정 기업이 아닌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플랫폼을 대체할 수 있다.

판매자와 구매자 간 정보를 직접 공유하는 탈중앙화 블록체인을 통해 기존 거대 플랫폼의 독점적 지위를 분산할 수 있다.

블록체인을 통해 소비자와 음식점을 직접 연결하고, 다계층 구조를 제거하면 정보독점과 중개수수료를 줄여서 서비스 품질을 통한 경쟁이 가능해진다. 수수료 수입이 없는 블록체인 인프라를 누가 운영할 지에 대한 의문이 들 경우, 무료 검색 인프라를 제공하면서 광고수익을 올리는 구글을 떠올리면 된다.

블록체인 활용도가 높은 금융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회사의 인프라 제공도 가능하다. 수익은 금융에서 창출하는 대신 소상공인 고객 식당주를 위해 배달앱을 올리는 인프라를 무료로 제공할 수 있다. 블록체인 인프라가 비즈니스 수익모델을 창출하면서 동시에 사회안전망으로 활성화되기를 기대해본다.

김종현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블록체인PM giraso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