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들이 잇달아 기업 대상 사이버보험 도입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사이버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기업들 노력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보험업계는 재택근무가 늘어나면 데이터 유출이나 인터넷 해킹 발생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기업들이 이를 예방하기 위해 사이버보험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NH농협손해보험은 최근 사이버보험 도입을 위해 내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손보는 사이버보험 요율검증 등 내부 절차를 거쳐 상품 출시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재택근무 등 일하는 형태가 바뀌면서 기업들의 사이버리스크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면서 “사이버보험에 대한 기업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현재 상품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추후 판매 여부를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세계적으로 재택근무가 확산하고 있다. 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고 사내 확진자 발생에 따른 손실을 막기 위해 재택근무를 실시한 이유다. 글로벌 IT 기업 아마존은 현장 필수 인력을 제외한 직원에 한해 재택근무를, 트위터는 모든 임직원의 재택근무를 의무화했다. 일본도 주요기업 절반가량이 전체 또는 일부를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한 바 있다.
문제는 외부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경우 개인 컴퓨터 또는 일반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평소보다 보안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한 보험상품도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MS&AD 인슈어런스그룹의 미쓰이스미토모해상화재와 아이오이닛세이도와손해보험은 재택근무 종합보험을 출시했다. 코로나19로 기업들 재택근무가 장기화됨에 따라 발생하는 리스크를 보상하기 위한 상품이다.
미국의 인슈어테크 기업 머신커버는 전염병, 대규모 공장폐쇄 등으로 현저한 경제활동 감소가 발생할 경우 합의된 보험금을 자동 지급하는 팬데믹 휴지보험을 내년 1분기 중 출시할 계획이다.
다만 국내에선 사이버보험 출시가 제한적이다. 최근 국내 인슈어테크 기업 보맵이 메리츠화재, 엑소스피어랩스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보험 '랜섬웨어 피해보장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대부분은 전자금융거래 배상책임보험, 개인정보유출 배상책임보험, e-비즈 배상책임보험 등에 제한적이다. 하지만 코로나19를 사태로 재택근무 등이 확산하면서 보험회사들도 사이버보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 같은 상품 출시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사이버리스크가 증가, 기업들이 사이버보험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기업에서 사고가 날 때 큰 손해가 발생하는 만큼 이에 따른 적절한 요율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