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이동통신 기지국이 지진관측 첨병으로 변신한다.
SK텔레콤이 기상청·경북대와 한반도 지진 탐지·경보체계와 연계할 수 있는 '지진관측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동통신 기지국을 활용한 첫 사례다.
앞서 SK텔레콤은 상반기 전국 기지국 등 장비시설 2200개, 대리점 500개, 학교 등 기타시설 300개 등 총 3000여개소에 지진감지센서를 설치하고 기상청 지진관측시스템과 연동했다.
하반기에는 파출소·초등학교에 센서를 추가 설치, 연내 8000여곳으로 센서 설치를 확대한다.
SK텔레콤은 9일 플러그 방식 사물인터넷(IoT) 소형 지진감시센서를 공개했다. 기상청이 지진분석에 활용하는 고성능 지진관측장비와 달리 소형 저가형 장비로 한 뼘 크기의 220V 플러그 타입이라 설치와 이동이 편리하다.
초당 100회 진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밀 분석을 통해 일반 진동과 지진을 구분하도록 설계됐다. 24시간 관측한 실시간 진동·기압 등 데이터는 SK텔레콤 수집서버(EQMS)로 분류, 롱텀에벌루션(LTE) 기반 IoT 전용망을 통해 기상청에 전송한다. 기상청은 진동 데이터를 국가 지진관측망과 융합해 진도정보생산, 지진조기경보 분석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기상청은 전국 338개 국가 지진관측소 자료를 활용, 지진을 관측하고 데이터를 수집한다. 지진 관측 후 7~25초 내 지진조기경보를 발령한다. 그러나 경보공백역이 존재한다.
기상청은 SK텔레콤 기지국 지진감지센서를 활용, 공백 지역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이지민 기상청 연구관은 “기지국 지진감시센서는 연구 시작 단계”라면서 “향후 센서 정밀도가 높아지면 수집된 빅데이터와 전국 기상청 지진관측소 데이터를 통합, 신속·정확한 지진 분석으로 지진경보 시간을 단축하고 진도정보 서비스 제공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텔레콤은 기상청, 경북대와 내년까지 국가 지진대응체계 고도화 연구를 추진한다.
SK텔레콤은 딥러닝·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 기지국 주위 환경을 고려해 진동값이 산출되도록 센서와 시스템 성능을 고도화한다. 기지국 내 설치된 지진감지센서 진동 데이터를 기상청 지진관측자료와 비교, 지진분석 성능을 검증하고 지진정보 서비스 활용 가능성도 검토한다.
지진관측 네트워크가 본격 가동되면 지진 재해 대응 골든타임 확보는 물론이고 발전소·철도·반도체공장 등 지진취약 설비와 중요 국가시설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진 SK텔레콤 5GX 인프라 BM팀장은 “지진 발생으로 통신망이 두절되면 통화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문제인식을 확대, 사회문제 해결에 통신 인프라를 활용한 사례”라며 “지진감시센서로 수집된 데이터가 기상청 분석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경기)=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