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전쟁...기업과 손잡는 카드업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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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가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전쟁에 돌입했다.

PLCC는 대형 유통업체 PB(Private Brand)상품처럼 자체 신용카드를 갖고자 하는 기업이 전문 카드사와 함께 운영하는 카드다. 제휴를 넘은 일종의 기업 전용 카드다. 해당 기업(가맹점)에 특화된 혜택을 다수 담아 소비자 유입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특화 혜택을 찾는 체리피커(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으면서 실속만 챙기는 소비자)가 늘면서 카드업계도 단순 제휴나 자체 카드 발급과 함께 PLCC 영역으로 외연을 확대하고 나섰다.

현대카드는 최근 스타벅스, 우아한형제들과 잇따라 손잡고 PLCC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우선 스타벅스와는 국내 최초로 커피브랜드 전용 신용카드를 올 하반기 출시한다. 스타벅스는 전 세계 3만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며, 200억달러가 넘는 연매출을 기록 중인 독보적인 커피전문점이다. 국내에서도 강력한 팬덤과 영향력을 지닌 스타벅스 전용 신용카드가 출시된다. 단순 제휴카드 조차 없던 스타벅스가 이례적으로 현대카드와 손잡은 것이다.

일반 제휴카드(affinity Card)와 성격이 다르다. 두 회사는 마케팅 비용과 수익을 분담하고, 상호 고객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채로운 공동 마케팅을 추진한다.

PLCC에 한해 동업에 가까운 협업을 진행한다.

2015년 첫 PLCC 상품을 출시하며 국내 PLCC 시장을 개척 중인 현대카드는 항공(대한항공), 창고형할인점(코스트코), 대형할인점(이마트), 온라인 오픈마켓(이베이), 온라인 종합쇼핑몰(SSG닷컴), 자동차(현대·기아차), 정유(GS칼텍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등 각 산업 분야 최고의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롯데카드도 유통 채널을 활용해 롯데오너스, 롯데백화점, 인터파크, 네이버페이 등과 PLCC 진영을 갖췄다. 롯데카드는 카드사가 아닌 기업 자체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해당 브랜드에 대한 혜택을 강화했다.

최근 출시한 네이버페이 플래티넘 롯데카드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에 강력한 포인트 적립혜택을 더했다. 네이버페이 투자통장(삼성증권 CMA 계좌)이 필수 탑재돼 전국 ATM기기를 통해 입출금이 가능하다.

하나카드도 SK플랫닛과 손잡고 지난 5월 '시럽 초달달 카드'를 출시했다.

8개 업종 중 고객이 직접 혜택을 고를 수 있다. SK플래닛에서 운영하는 시럽 월렛 앱을 통해 가입하면 된다. 배달앱, 커피, 인터넷쇼핑, 주유소, 대형마트 등 고객 사용빈도수가 높은 업종을 8개로 구분해 기존 카드와는 다른 PLCC 혜택을 집대성했다. 선택한 업종에서 카드 이용 시 10~30%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카드 혜택이 전월 사용실적에 따라서 주어지는 방식이 아닌 고객이 직접 '당월' 사용 목표금액을 설정하고 당월 실적을 기준으로 혜택이 주어진다.

우리카드는 유통 대표 기업과 PLCC 협력진영을 꾸렸다. AK플라자, 갤러리아 백화점 등과 전용 PLCC카드를 내놓았다. 혜택도 현장 할인, 마일리지 적립, 위비꿀머니 적립, 주요 놀이공원 50% 혜택 등 특화된 서비스를 담았다.

신한카드와 비씨카드는 PLCC카드를 내놓지 않았지만 하반기 내 유관 시장에 뛰어들 태세다.

PLCC와 비슷한 제휴카드를 잇따라 출시하며 경쟁을 예고했다. 신한카드는 최근 유통업계 대표 기업과 제휴를 맺고 제휴카드를 선보였다. 롯데멤버스와 함께 '엘 페이(L.Pay) 신한카드'를 최근 출시했다. 온라인은 최대 7%, 오프라인은 최대 3%를 엘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또 11번가와 제휴해 '11번가 신한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SK페이로 결제하면 1%를 적립해 주고, 국내외 모든 가맹점에서 결제 시 0.5%를 SK페이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전월 실적 조건이나 월 적립한도는 없다.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PLCC와 제휴카드를 통해 카드업계는 보다 차별화된 서비스 혜택을 창출할 수 있다”며 “이종 기업 이용 고객이 카드사 고객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고객 신규 유치는 물론 고객 락인 효과가 매우 커 최근 카드사는 우량 제휴사 발굴에 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